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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91170289616
· 쪽수 : 136쪽
· 출판일 : 2022-06-15
책 소개
목차
오래된 정원이 있는 집
구멍 안 물고기와의 격투
메뚜기에게 받은 격려
운동화 사건과 집단 괴롭힘
죽지 않는 밤의 새
우리 엄마
빨간 고추
마음속 응어리들
아물지 않는 상처
파란 죽음의 세계
물고기에게 진 날
작가의 말
리뷰
책속에서
쌍둥이 형제인 유키히코와 나는 수레에 가득 실린 살림 도구들 사이에 짐처럼 실려서 덜커덕덜커덕 요시와라로 갔다. 흔들리는 수레를 타고 숲속 하얀 길을 가다 보니, “숲속 하얀 길, 따가닥따가닥 마차가 달려요.”라는 동요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동요는 환상적인 분위기이지만, 수레에 실린 유키히코와 나는 덜커덕거리는 길을 따라 알지 못하는 장소로 끌려가는 것이 그렇게 불안하고 두려울 수가 없었다.
_ 오래된 정원이 있는 집
우리 식구는 하루도 빠짐없이 진마 아저씨에게 괴롭힘을 당했다. 낯선 마을로 이사 와서 친구도 없었던 우리는 진마 아저씨의 괴롭힘에 눈물 마를 날이 없었다.
멋진 저택의 오래된 정원에는 빨간 열매가 달린 백량금, 남천촉, 만년청이 있었다. 진마 아저씨는 센베이와 흑설탕을 몰래 숨겨놓고, 우리한테는 한 번도 주지 않았다. 배가 너무 고픈 우리는 나무에 달린 빨간 열매를 따서 맛을 보았는데, 모두 이상한 맛이 나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특히 울타리를 타고 올라간 남오미자 열매는 모양도 이상한 데다가 쓴맛이 났다. 낯선 마을에서는 나무 열매까지 우리에게 심술을 부렸다.
집에 있으면 구박을 받으니 우리 둘은 개울로 자주 나갔다.
물은 차고 물고기와 개구리는 아직 진흙 속에서 잠을 자는지 강바닥에는 다슬기가 기어 다닌 자국만 남아 있었는데, 꼭 얼굴을 타고 흐른 눈물 자국처럼 쓸쓸함이 맴돌았다.
_ 오래된 정원이 있는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