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조선사 > 조선후기(영조~순종)
· ISBN : 9791170291312
· 쪽수 : 352쪽
· 출판일 : 2016-04-08
책 소개
목차
압록강을 건너며 _ 도강록渡江錄
심양의 이모저모 _ 성경잡지盛京雜識
산해관에서 북경까지의 이야기 _ 관내정사關內程史
북경에서 북으로 열하를 향해 _ 막북행정록漠北行程錄
태학관에 머물며 _ 태학유관록太學留館錄
북경으로 되돌아가는 이야기 _ 환연도중록還燕道中錄
작품 해설
작가 연보
책속에서
이용이 있은 연후에야 후생厚生이 될 것이요, 후생이 된 연후에야 정덕正德이 될 것이다. 대체 이용이 되지 않고서는 후생할 수 있는 이는 드물 것이니, 생활이 이미 제각기 넉넉하지 못하다면 어찌 그 마음을 바로 지닐 수 있으리오.
- <압록강을 건너며 _ 도강록渡江錄> 중에서
이따금 꼬리와 털을 모조리 뽑고 양쪽 겨드랑 밑의 털까지도 뜯어내어 고깃덩어리만 남아 있는 닭이 절름거리며 다닌다. 이것은 빨리 키우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요, 또한 이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여름에는 닭에 검은 이가 생겨 꼬리와 날개에 붙게 되면 반드시 콧병이 생기고, 주둥이로는 누런 물을 토해 내고 목에서는 가래 끓는 소리가 난다. 이런 증상을 계역鷄疫이라고 하는데 꼬리와 털을 미리 뽑아서 시원한 기운을 통해 준다고 한다. 꼴이 하도 흉해서 차마 눈을 뜨고 볼 수가 없다.
- <압록강을 건너며 _ 도강록渡江錄> 중에서
내 오늘에야 처음으로 인생이란 원래 아무것도 의탁할 것이 없이 다만 머리에는 하늘을 이고 발로는 땅을 밟은 채 떠돌아다니는 존재인 줄 깨달았다. 말을 세우고 사방을 돌아보다가 나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손을 들어 이마에다 얹고 말했다.
“아, 참 좋은 울음터로다. 정말 한 번 울 만하도다.”
- <압록강을 건너며 _ 도강록渡江錄> 중에서
비록 추녀가 몇 자가 넘는 화려한 고대광실에 석 자를 괸 큰 상을 받고 예쁜 계집 수백 명이 모시고 있는 즐거움이나, 차지도 않고 덥지도 아니한 구들목에 높지도 낮지도 않은 베개를 베고, 두껍지도 얇지도 않은 이불을 덮고, 깊지도 얕지도 않은 술잔을 받으면서, 장주도 호접도 아닌 꿈나라로 노니는 그 재미와는 결코 바꾸지 않으리라.
- <북경에서 북으로 열하를 향해 _ 막북행정록漠北行程錄> 중에서
“소경을 볼 수 있는 자는 눈 있는 사람이라 소경을 보고 스스로 그 마음에 위태로이 여기는 것이지, 결코 소경이 위태로운 줄 아는 것이 아닙니다. 소경의 눈에는 어떠한 위태로움도 보이지 않는데 무엇이 위태롭단 말이오.”
- <북경에서 북으로 열하를 향해 _ 막북행정록漠北行程錄> 중에서
오미자 두어 알은 사실 한 개의 지푸라기와 같은 물건이지만 저 불경스런 중이 내게 버릇없는 소행을 보인 것은 실로 횡역橫逆의 경지에 도달한 것이라 하겠다. 그것 때문에 싸움이 시작되었고 주먹다짐이 벌어졌을 뿐더러, 그들이 싸우는 동안은 분한 마음을 억제하지 못하고 저희들의 생사조차 생각하지 않을 지경에까지 이르렀으니 이러한 경우를 보면 한낱 오미자 한두 알에 불과한 것이 커다란 재화를 초래했던 만큼, 아무리 작고 가벼운 물건이라 해도 결코 아무렇게 보아 넘겨서는 안 되는 것이리라.
- <북경으로 되돌아가는 이야기 _ 환연도중록還燕道中錄> 중에서
아아, 슬픈 일이로다. 세상은 믿을 만한 것이 못 되는구나. 그리고 천세가 당당한 곳에 사람들은 흥미를 보이지만 세상은 잠깐 사이에 변해 버리고 마니 어디에다 호소를 하겠는가. 이는 마치 진흙에 빠진 소가 바다로 떠내려가듯이, 또는 큰 빙산이 햇볕을 만나 녹아내리듯이 세상의 모든 일은 다 이와 다름없으니 어찌 슬프지 않겠는가.
- <북경으로 되돌아가는 이야기 _ 환연도중록還燕道中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