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70402909
· 쪽수 : 284쪽
· 출판일 : 2024-10-31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7
-1부 괴로움은 생각으로부터
인생의 문제 19
마음이 만들어내는 환상 26
집착은 안목을 좁아지게 한다 33
생각과 분별이라는 망상 51
보이는 것이 진짜일까? 59
-2부 중도, 인연 따라 왔다 가는 것
인연법이 곧 무無 81
인연을 따르는 삶의 법칙 88
업습에 의한 결과물 93
집착의 끈을 놓아라 103
진짜 자신을 확인하는 일 106
-3부 여덟 가지 생활수행, 팔정도八正道
견해 갖추기–정견正見 117
생각하기, 말하기–정사유正思惟와 정어正語 131
행동하기–정업正業 136
일하기, 노력하기, 알아차리기, 집중하기 144
–정명正命 정정진正精進 정념正念 정정正定
-4부 진실은 이미 눈앞에
있는 그대로를 허용하라 157
내 삶을 구경하듯 보기 165
보이고 들리고 느껴지는 것이 나 자신 169
우울함과 두려움은 진짜가 아니야 180
-5부 삶을 놀이처럼
괜찮아요 지금의 나 191
오직 지금뿐 199
최선을 다하되 결과는 내맡기라 207
하되 함 없이 217
우주 전체가 나 224
-6부 행복을 찾아서
삶은 이대로 완전하다 243
비교와 분별을 넘어선 본래 면목 252
모든 일은 ‘당신에게’가 아니라 ‘당신을 위해’ 일어난다 259
선악을 넘어서 265
붙잡지 말라 274
에필로그 282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 프롤로그
가을바람이 청명한 계절입니다. 오랜만에 파란 하늘이 며칠간 계속되었죠.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놀라운 선물입니다. 그런데 만약 우리가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주어진 이런 날씨마저도 전혀 누리지 못하고 만끽하지 못한다면, 모두에게 주어진 놀라운 선물을 놓치고 사는 게 아닐까요? 그것이 선물이라는 것은 단지 파란 하늘이기 때문일까요? 지금부터 저는 비 오는 날은 비 오는 날대로, 흐린 날은 흐린 날대로 ‘우리가 자신의 생각 속을 살지만 않는다면, 생각 너머에 아름다운 것들이 우리 앞에 마음껏 펼쳐져 있다.’라고 여러분께 말씀드리려 합니다. 즉, 우리는 너무 생각이 많아서, 생각 속을 사느라고, 눈앞의 진짜 삶을 놓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꿈틀거리는 생생한 삶을 온전히 살지 못한 채, 생각이 만들어낸 가상현실, 가짜 삶에 사로잡힌 채 살아가고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안타깝고 애석한 일이 될 것입니다.
생각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 생각의 드라마는 우리의 진짜 인생이 아닙니다. 그것은 내 생각으로 구현된, 내가 그림 그려놓은 가짜 드라마일 뿐입니다. 우리는 과연 이 진실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어떤 것이 옳고 그르고, 좋고 싫고, 혹은 성공하고 실패하고, 잘났고 못났고 하는 이 모든 것은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요. 나의 생각으로 그림 그리듯 삶을 덧칠하지만 않는다면, 있는 그대로 완전한 삶이 드러납니다. 그렇게 드러난 인생은 ‘눈부시게 아름답다.’라는 진부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것은 선물이 주어지는 것과 같으며, 결코 사라지지 않는 그런 선물입니다. 이 선물은 본래 우리에게 갖춰져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자기 생각 속에 갇혀 있는 사람, 생각으로 해석된 세상이 진짜라고 믿는 사람에게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상황에 대한 해석은 나의 생각일 뿐이며, 행복은 상황 자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고, 지금 있는 그대로를 사랑할 때, 이 세상은 거울에 비친 당신 자신의 얼굴임을 분명히 알게 됩니다. 이처럼 지금 나에게 펼쳐진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부처님이 강조하신 한 가지입니다. 그것은 반드시 힘들게 도달해야만 하는 종교적 깨달음이 아닙니다. ‘괴로움은 그 자체로 문제가 없으며 내 생각으로 그것을 문제 삼을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생각의 드라마를 살지만 않는다면, 우리가 지닌 본래 면목인 선물과 같은 자유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은 그러한 깨달음의 여정을 향한 마음공부 즉, 일상 속에서의 수행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는 매 순간 생각으로부터 과연 어떻게 자유로울 수 있게 되는 것일까요?
현실에서 괴로움이 일어나는 이유는 어떤 업이 해결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업장 소멸되기 위해서 일어난다.’ 이런 표현을 쓰기도 해요. 나쁜 일이 일어난다는 것은 그게 해결된다는 얘기죠. 해소되려고 나쁜 일이 나타난 거죠. 예를 들어 내가 백만 원 날렸다. 그 때문에 잠깐 괴롭지만 지금 받아들여버리면 툭 털어버릴 수 있단 말이에요. 그게 지금 해결되지 않고 미뤄진다면 10년 뒤에 그게 천이 될지 억이 될지 어찌 알겠습니까. 그러니 지금 백만 원 날린 걸로 그냥 딱 끝내버리는 게 좋을 수 있습니다.
눈이 눈을 볼 수 없듯 부처가 부처를 볼 수도 없고 알 수도 없단 뜻이에요. 둘로 나뉘어야만 자기를 경험할 수있거든요. 그러니까 둘로 나뉘는 것 같은 망상을 일으켜서 우리 중생들이 괴로움이라는 환상을 겪게 만드는 거예요. 그게 목적이니까요. 괴로움은 왜 있는 것일까요? 겪으라고 있습니다. 만약에 지금 괴로움이 왔다면 그걸 거부하라고 온 것이 아니라 충분히 흡수하고 받아들이라고 온 것입니다. 우리의 본래 성품이 허용하기 때문에 다 받아들여집니다. 병원에서 “당신은 6개월 후에 죽습니다.” 하면 누구나 받아들입니다. 불자만 받아들이는 게 아니에요. 누구나 받아들여요. 어떤 괴로움도 훅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우리의 성품이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은 있는 그대로 아무 문제없어요. 좋을 것도 없고 나쁠 것도 없고 실상 실체가 없어요. 그런데 ‘이건 좋고 저건 싫어’ 이렇게 둘로 나누어 놓고 좋은 건 가지려고, 싫은 건 버리려고 기를 쓰는 게 분별심이거든요. 그 분별을 하지 않는 것이 중도예요. 주어진 것들을 그냥 허용하는 것이 본성이고 중도입니다. 그리고 이 중도라는 것은 불자들만 하는 것이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