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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91170611127
· 쪽수 : 548쪽
· 출판일 : 2024-03-25
책 소개
목차
1. 꿈 도둑
2. 파도에 잠기는 선율
3. 탈선
4. 용 없는 용꿈
5. 도화지와 붓
6. 엘 쿠쿠이
7. 악몽 전파자
8. 꿈의 개울가
9. 아들에게로
10. 꿈으로 갈게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모두가 모두의 꿈을 공유하는 시대. 여기 280억 개의 꿈이 드림넷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생생하고 짜릿한 꿈의 무대가 당신의 취향을 저격할 거예요. 오늘 밤, 드림캐스터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꿈에서는 네가 ‘일어나리라 믿는 일’만 일어나. 방금 사과가 아래로 떨어진 거 봤지? 왜 그럴까. 사실 따져보면 꿈속에 중력 같은 것은 없을 텐데.”
“…….”
“바로 네가 사과는 아래로 떨어진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야. 의식도 못 하는 깊은 곳에서부터. 그렇다면 어떻게 자각몽자들은 꿈속에서 하늘을 날 수 있을까. 믿음을 이길 수 있는 건 갈망뿐이야. 강력한 욕망이라면 평생을 믿어온 중력의 당연함마저 이겨낼 수 있는 거지. 일단은 그게 기본 원리야. 누군가의 꿈에 들어가서 법칙을 바꾸려면…….”
수현이 손가락을 튕기자 부서졌던 얼음들이 허공에서 조각조각 달라붙기 시작했다. 사과는 이내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수현의 손바닥 위에 안착했다.
“꿈을 꾸고 있는 자의 믿음을 깨부수고, 그들의 욕망을 벗어날 수 있을 만큼 의지를 키워야 해. 그게 몽재진압반 플레이어의 자격이야.”
“왜 눈물이 나지?”
역시 두 눈이 촉촉하게 젖어 있는 예니가 설명했다. 목소리는 조금 갈라져 있었다.
“우리의 반응이 아니야. 몽주의 감정이 강렬하게 꿈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거야. 어쩌면 이 꿈을 꾸다가 섬망에 빠진 사람들이 모두…….”
강렬한 감정이 지나치게 응집되면 꿈에서 깨서도 좀처럼 휘발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예니는 바로 이 꿈이 그런 경우가 아닐까 추측했다. 꿈이 캔버스라면 몽주가 발산하는 감정이 밑그림을 만들고 이에 동화된 몽객(夢客)들이 그 위에 색채를 덧입혀 캔버스를 두텁게 만드는 것이다. 그게 반복되면 묵직해진 물감이 캔버스 자체를 찢어버릴 수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