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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91170612391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25-04-01
책 소개
목차
1부 닿지 않는 세계들
2부 마감이 있는 과제
3부 재회의 재구성
부록 TEMOS 보안 기록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쳇, 그러는 삼촌은 GPS 끊길 때 랙 걸리는 내 맘을 알아요?”
생각지도 못한 답변에 웃음이 팍 터졌다. 민구는 늘 이렇게 나를 뜬금없이 웃긴다. 그는 나라는 사람을 누구보다 잘 아는 베스트 프렌드, 가족보다 함께하는 시간이 더 많은 동료, 내가 참 많이 아끼는 조카 녀석이다.
민구의 출시명은 도밍고. 스페인어로 일요일이다. 아들 정민이의 출산을 앞두고 큰맘 먹고 구입한 SUV 자율 주행 전기차로, 나의 10년 차 애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차에 내장된 AI 운영체제라고 해야겠지. 나는 그에게 도민구라는 닉네임을 붙여주고 나를 삼촌으로 부르도록 학습시켰다.
정민이가 운 좋게 영어 유치원에 당첨되어 처음 등원하던 날, 나는 2세반 교실 앞에서 아이가 귀를 막고 깍깍 소리 지르며 까치발로 겅중겅중 제자리 돌기를 하는 기묘한 광경을 목격했다. 그때 엄습한 불안감은 이내 현실이 되었다.
(…)
그렇게 1년이 흘러, 다섯 살 되던 해에 결국 아이는 발달장애 2급 장애인증을 발급받았다.
그때부터 아내는 평생 의심해 본 적 없던 하나님을 원망하기 시작했다.
“왜 이런 일이 나한테 일어나요? 딴 집 애들은 다 멀쩡하게 잘 크는데 왜 하필 우리 아들이냐구요!”
“이게 옳아요?”
“……어?”
갑작스러운 반문에 나는 당황했다.
“삼촌이 그동안 저에게 가르쳐준 기독교의 진리와 저의 운명이 지금 정면으로 충돌하잖아요. 내가 이 세계의 메커니즘대로 흘러가도록 삼촌이 나를 그냥 내버려두는 게 정말 옳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