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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인문/사회
· ISBN : 9788958073529
· 쪽수 : 192쪽
책 소개
목차
하수는 모른다
용수의 이야기
나는 자존감이 무너질 때 화가 나
은주의 이야기
나는 내 마음이 엉뚱하게 움직일 때 화가 나
경수의 이야기
나는 나의 원칙이 공격받을 때 화가 나
태호 엄마 양진경 님 이야기
나는 상처받을 때 화가 나
고수는 안다
수민과 보영의 이야기
폭탄형 분노를 다스리는 법
민희의 이야기
불발탄형 분노를 다스리는 법
태호의 6년 뒤 이야기
오래된 분노를 다스리는 법
태호의 6년 뒤 전혀 다른 이야기
고수로 가는 마지막 초식
혜림의 이야기
나를 향한 분노를 다스리는 법
미선의 이야기
분노의 독화살, 맞고도 살아남는 법
책속에서
저 녀석은 친구가 어찌나 많은지 같이 방에 있다 보면 문자 울리는 소리 때문에 얼마나 신경이 거슬리는지 모른다. 나와 별다를 것 없는 유전자를 받아 태어난 놈이 두 번째라고 좀 더 정리가 잘된 얼굴로 나온 덕에 여자애들한테 인기도 많고, 운동도 잘해서 불러내는 친구들도 많다. 스스로 그걸 아는지 이 녀석은 어딜 가나 말도 행동도 당당해서 어른들로부터 예쁨을 받는다.
어린 시절부터 얼마나 비교를 당하며 살아왔던지 생각만 하면 진저리가 난다. 사람들 참 웃긴다. ‘~보다’라는 비교급 조사만 안 쓰면 비교가 아닌 줄 안다. “문수 참 잘생겼네, 똑똑하네”라고 말해 놓고 나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도 하지 않는 게 오히려 더 치욕적인 비교이자 편애라는 걸 그들은 모른다.
이성 친구와의 이별 장면을 떠올려 볼까요? 친구가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이제 그만 만나자. 사실 나는 처음부터 네가 별로였어” 하고 얘기한다면 당연히 화가 나겠죠! “흥, 누구는 좋아서 만난 줄 알아? 인간 하나 구제해 주는 셈 치고 만나 줬더니 네가 먼저 나를 차?” 화가 치밀어 버럭 소리라도 지를지 몰라요.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이건 슬픔 대신에 느끼는 분노예요. 어쨌든 간에 그 친구가 나를 떠나가는 거잖아요. 내가 거절당하는 순간이자, 내가 꿈꾸던 이성 교제가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기도 하고요. 그러면 당연히 속이 상하고 마음이 아프겠죠. 그런데 슬퍼하는 건 어쩐지 그 애한테 지는 것 같으니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슬픔 대신 화내는 쪽을 선택하는 거예요.
- 친구라면 급한 상황에서 부탁을 할 때 당.연.히. 들어줘야 한다.
- 나를 사랑하는 여자 친구라면 내 상황을 이해해야 하고 반.드.시. 나를 배려해야 한다.
- 엄마라면 자식에게 본이 되는 모습만을 보여야 한다.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는 건 결.코. 안 된다. 엄마는 엄마이지 여자가 아니다.
경수의 당위들, 뭐 굳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죠. 맞는 이야기들도 있구요, 좋은 이야기들도 있어요. 그렇지만 이런 당위의 규칙들에는 조금의 빈틈도 없기 때문에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그러면 자기가 바라는 대로 굴러가지 않는 상황에 절망하게 되고, 이에 대한 반응으로 화를 내게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