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71210053
· 쪽수 : 544쪽
· 출판일 : 2023-09-20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총리는 거대한 성곽도시인 프래스토를 지배한다. 공장 굴뚝이 빽빽한 숲을 이루고 길거리는 온통 검댕으로 그을린 도시다. 하지만 그의 왕국은 프래스토만이 아니다. 그보다 훨씬 넓다. 도시의 고대 성곽 너머, 퍼르카강 유역 전역은 물론, 아팔리아의 모든 절벽과 숲, 습지와 농장까지 모두 이 최고 통치자가 지배하는 지역이다.
상원의원들은 허리를 굽히지는 않았지만 넓디넓은 소파에 앉아 있는 왜소한 여인을 향한 존경심을 숙인 어깨로 보여주었다. 몸집은 작아도 총리는 두려움과 존경을 동시에 받았다. 어쨌든 의원들 역시 기상예보국 사람들이 도착했는지 간절히 알고 싶은 눈치였다. 의원 하나가 감히 초조한 마음을 드러냈다.
“비상사태를 선언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총리님?”
-제1장 <날씨가 좋거나 나쁘거나> 중에서
티모르는 글로리아와 한참 눈이 마주쳤다. 창백하고 푸른 그 눈빛 앞에서 글로리아는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 마치 압정처럼 그 자리에 꽂아두는 듯한 시선이었다. 게다가 그 눈빛은 글로리아에게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너무나 분명하게 알리고 있었다.
“베일을 쓰고, ‘네가’ 여기 잠깐 앉아야겠다.”
“안 돼요! 아니요, 못해요! 저는 아직 열다섯 살이라고요.”
“그래, 그래서 몸집이 작잖아. 딱 총리처럼.”
“제게는 총리님처럼 보이는 구석이 하나도 없는걸요! 제 머리카락을 보세요. 총리님 머리카락보다 훨씬 두껍다고요!”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야!”
“제 머리카락은요?”
“그… 속임수를 쓰자.”
“뭐라고요?”
“네가 ‘행세’를 하는 거야. 흉내만 내면 된다. 총리가 된 척을 해보는 거야…. 목소리는 충분히 따라 할 수 있어.”
-제3장 <확실히 좋은 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