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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71711871
· 쪽수 : 100쪽
· 출판일 : 2024-04-24
책 소개
목차
퍼플젤리의 유통 기한
작가의 말
엘리 단독 인터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중학교 졸업도 아슬아슬한 애가 앞으로 대학 진학할 때 되고 취업할 때 되면, 그 스트레스는 어떻게 감당하겠어? 지금 이걸 이겨 내지 못하면 걔는 그대로 자랄 거야. 인생의 어떤 역경도 극복 못 하는 사람이 된단 말이야.
엄마는 그렇게 말했고 내 귀에도 어느 하나 틀린 점이 없었기에, 그것이 그대로 내 의견이 되었다. 장태희는 나약한 주제에 고집만 셌고 걔네 엄마는 이해심 많은 부모인 척하면서 애를 망치고 있었다. 장태희가 우리 엄마 딸이었다면 과연 지금처럼 막무가내로 등교 거부를 할 수 있었을까? 반대로 내가 장태희네 엄마 딸이었다면 나도 장태희처럼 마음 놓고 등교 거부를 하게 되었을까? 그럼 장태희의 등교 거부 사태에 대한 책임은 어느 쪽이 더 클까? 부모일까 장태희 본인일까. 나는 어른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고 믿고 싶었지만, 유별난 아이를 기르는 부모에게는 그 나름의 고충이 있을 터라 함부로 결론을 내리긴 어려웠다.
장태희는 어쩌다 퍼플젤리를 좋아하게 되었을까?
좋아하는 마음이란 정말 이상한 거고, 그게 운동하는 방식을 이해하기는 엄청나게 어렵다. 퍼플젤리를 좋아하게 되면서 내가 제일 먼저 배운 사실은 바로 이거였다. 물론 퍼플젤리는 사랑받아 마땅한 걸 그룹이었지만, 전 국민을 넘어 전 지구인이 그들을 사랑해야 했지만 실제로 벌어진 현상은 그렇지 않았으니까. 나에게는 퍼플젤리를 좋아하는 내가 자연스럽게 느껴지지만, 다른 사람들은 자기가 퍼플젤리를 좋아하지 않는 걸 당연하다고 생각할 테니까. 하물며 장태희는 내가 지금까지 만나 본 사람들 중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애였는데, 그런 애가 나랑 같은 걸 좋아한다니? 반가우면서도 어딘가 찜찜했고, 미심쩍으면서도 관심이 갔다.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퍼플젤리 얘기를 하지 않는다.
퍼플젤리를 모르는 사람들, 퍼플젤리를 싫어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퍼플젤리를 아는 사람들, 퍼플젤리를 사랑했던 사람들도 가능한 한 언급을 피했다. 팬 카페는 여전히 분위기가 좋았다. 그렇지만 열성 회원 수는 점점 줄어들었고 새 글이 게시되는 시간 간격도 점점 더 길어졌다. 남아 있는 사람들도 그에 대해 적극적인 문제 제기를 하지 못했다. 누구를 탓할 수 있을까. 소속사를 탓하기는 쉬웠지만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소속사에 묻는 건 바보 같은 짓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