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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71714599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25-07-30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_ 밤이면 떠오르는
속삭이다
흐르다
그립다
쓰다
깊다
기울다
서성이다
두근거리다
넘치다
흐느끼다
달뜨다
무르다
스치다
잠잠하다
뿌리치다
또렷하다
빛나다
발음하다
두드리다
빛있다
혼잣소리하다
비스듬하다
속앓이하다
만나다
친구의 말_ 어깨가 넓은 은에게 _유희경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를 위로해주는 말들은 대부분 속삭임이었다. 편지에 쓰인 문장, 한두 줄의 문자 메시지조차 속삭이듯 다가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럴 때 글은 읽는 것이 아니었다. 깃드는 것이었다. 그럴 때 말은 듣는 게 아니었다. 흘러드는 것이었다. 너의 곁에는 아직 내가 있다는 것, 잊어버리지도 잃어버리지도 않겠다는 것, 훗날이 옛날이 될 때까지 응원을 멈추지 않겠다는 것, 내일이면 한결 괜찮으리라는 것…… 손을 잡듯, 이마를 짚듯, 어깨를 두드리듯 속삭임은 그렇게 왔다.
그런 날이면 무언가를 쓰고 싶다. 아니, 무언가를 쓰지 않으면 잠들 수 없을 것 같다. 흐르던 것이 다시 흐를 수 있게 벽을 걷어내야 한다. 제대로 끝나지 못했던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 고맙다고 해야 한다. 미안하다고 해야 한다. 중간에서 끊겼던 이야기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 만나야 한다. 눈을 마주쳐야 한다. 못다 한 말이 너무 많아서 쓸 때면 어김없이 겸허해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밤에 착해진다. 밤에만 착해진다.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많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셈하고 있지는 않았으면 해. 거절 못해서 쩔쩔매고 있을 가능성은 여전할 테지만, 할 수 없는 일을 꾸역꾸역 해내다가 몸과 마음을 다치지는 않았으면 해. 너를 지킬 수 있었으면 해. 아무리 바쁘더라도 스스로를 지키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았으면 해.
부디 너는 지금의 나보다 좀 더 나은 사람이었으면 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