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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72033446
· 쪽수 : 312쪽
책 소개
목차
어디로 봐도 / 태어난 사산아 / 새어 나오다 / 세상의 매듭을 풀기 위한 노래 / 두 번째 문 / 자매들 / 룸 톤 / 셔츠와 가죽 / 탑 / 구멍 / 실종 / 심장들 / 얼룩 / 빛나는 세계 / 방랑의 시간 / 마지막 캡슐 / 안경 / 메노 / 시선 / 트리거 경고 / 영혼의 짝 / 파리들의 거품 /
감사의 말
리뷰
책속에서
라르스는 놓여 있는 안락의자 두 개 중 하나에 앉았다. 의자에 앉기 직전, 그곳에 놓여 있는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다. 고무로 만든 담요처럼 보이는 그 물체는 속이 비쳐 보였고, 기묘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색도 특이했는데, 지저분한 분홍색인 것으로 보아 돼지가죽을 얇게 늘이거나 모종의 방법으로 가공해서 투명하게 만든 것 같았다. 감촉은 부드럽고 따뜻했다. 벽난로가 가까이 있어서일까. 두 손으로 집어 올려 살펴보니 담요보다는 무언가의 껍질에 더 가까웠다. 안쪽으로 들어가 입을 수 있을 것 같았고, 사람 크기였으며, 사람 형체이기도 했다._ <새어 나오다>
언니가, 아니 내 언니인 척하는 그것이 첫 번째 문 앞으로 돌아왔지만, 문을 열지는 못 했다. 내가 안쪽에서 문을 잠갔기 때문이다. 그것은 문을 두드리며 언어가 아닌 언어로 울부짖었다. 그것의 말을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사실 그 외침이 ‘말’이었는지도 확신할 수 없지만, 무엇을 원하는지는 알 수 있었다.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었다. 그것은 언니를 죽이고 언니의 형태, 행동 방식, 몸짓, 존재 전체를 가져갔지만, 어떤 실수로 언니가 쓰는 언어까지는 취하지 못했다. 만약 내가 언니를 느끼지 못했다면, 유리 너머의 어둠을 유영하는 죽은 언니를 느끼지 못했다면, 그 사실을 절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문을 두드리는 그것을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 그것은 안으로 들어올 수 없을 것이다. 두 번 다시는._ <두 번째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