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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스러운 돌봄

탐욕스러운 돌봄

(잘 키우려 할수록 나빠지는 불행에 대하여)

신성아 (지은이)
한겨레출판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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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스러운 돌봄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탐욕스러운 돌봄 (잘 키우려 할수록 나빠지는 불행에 대하여)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 사회학 일반
· ISBN : 9791172133795
· 쪽수 : 228쪽
· 출판일 : 2026-03-01

책 소개

아픈 딸을 간병하며 《사랑에 따라온 의혹들》로 돌봄의 구조를 묻던 신성아가 3년 만에 돌아왔다. 육아와 교육을 아우르는 미성년 양육의 경험을 통해, 내 아이를 향한 사랑이 어떻게 사회의 불안과 결합해 ‘탐욕스러운 돌봄’이 되는지 짚는다.
“우리의 탐욕은 안이 아닌 밖을 향해야 한다.
나만의 예술이자 모두의 책임인 양육을 위해”
내 아이라는 영토를 넘기 위한 사회적 사유


아픈 딸아이를 간병하며 질병과 돌봄을 둘러싼 사회구조에 간절하고 정확한 의문을 제기한 첫 책 《사랑에 따라온 의혹들》로 호평받은 신성아 작가가 3년 만에 《탐욕스러운 돌봄》으로 돌아왔다. 전작으로부터 더 확장된 돌봄, 육아와 교육을 아우르는 미성년 양육에 관한 경험과 사유를 풀어낸 에세이다. ‘탐욕스러운 돌봄’이란 자신이 가진 모든 자원을 오로지 가족 안으로만 쏟고 공동체를 도외시할 때 돌봄과 사회가 서로 충돌한다는 개념이다. 결혼 제도가 부부 외의 친구, 이웃을 비롯한 외부 공동체에 에너지를 덜 쓰게 하여 전체 구성원 간의 유대를 약화한다는 뜻의 사회학 용어인 ‘탐욕스러운 결혼(greedy marriage)’에서 따왔다. 저자는 내 아이를 ‘잘 키우겠다’는 마음이 사회적 불안과 공포를 동력으로 삼기에 아무리 성실하게 내달려도 채워지지 않는 갈증임을 인식한다. 돌봄이 가족이라는 진공의 영역 내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나 혼자 다 하는 것 같지만 이 사회의 구조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음을 직시한다. 그가 초등학생 아이를 키우며 부딪히는 모든 문제는 곧 한국 사회 전반의 문제다. 선행학습과 체험활동에 대한 강박부터 계급에 따른 교육격차, 의대 선호 현상, 다문화가정 아이들에 대한 편견, 서울/수도권 중심 교육의 폐해, 민주주의와 젠더 교육 부재까지 저자와 그의 아이가 겪는 개인적 경험들은 결국 ‘공동체의 결함’을 조각조각 비추고 있다. 즉 《탐욕스러운 돌봄》은 내 아이만 잘 키우면 된다는 개별 가정의 탐욕도 비판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이런 불안과 욕망을 부추겨 공동체를 훼손하는 사회 전체의 탐욕을 지적한다. 사랑과 탐욕의 경계를 고민하고 양육의 방향을 성찰하려는 부모와 보호자들, 나아가 사회 구성원을 건강하게 길러내는 일에 관심 있는 독자들 사이에 다양한 논의를 일으켜 기존의 획일적인 돌봄 양상에 균열을 내고자 하는 책이다.

“부모이기 전에 각자의 ‘나’들이 먼저 자신을 들여다보고, 타인을 돌보는 그 마음을 돌이키기를 제안하고 싶었다. 그렇게 자신뿐 아니라 우리를, 이 사회를 함께 돌아보면 돌봄이 조금은 덜 힘들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돌봄의 어려움은 나 혼자 애쓴다고 덜어지지 않는다.” _서문 중에서

사랑은 언제 탐욕이 되는가
아이를 키우다 마주친 서늘한 질문들


1부 ‘남들 다 하는 것에 던지는 의문’에 등장하는 소재는 아이가 다니는 수영장, 아이와 함께 참여한 체육대회, 아이의 수학 문제집처럼 평범하고 일상적이다. 하지만 수영하는 아이를 기다리는 동안 작동하기 시작한 ‘비교 회로’에 저자는 심란해진다. 창 너머엔 유독 월등한 실력을 뽐내는 다른 아이가 있고, 옆에는 두꺼운 선행학습 교재를 챙기는 다른 엄마가 있다. “취약하니까 흔들린다.”(18쪽) 캠핑장에서 열린 작은 체육대회에서는 코끼리 코를 열 바퀴 돌고 나서 깃발을 먼저 뽑는 게임에 아이가 참여했는데 여덟 바퀴만 돌고 깃발을 제일 먼저 가져간 어떤 아이가 1등을 했다. 그 아이의 부모와 대회 운영진이 친한 사이여서 벌어진 일이었으나 작은 행사의 분위기를 깰 수 없었고 반칙을 목격한 아이들은 의기소침해진다. 아이의 수학 문제집에 ‘빗금(틀림 표시)’을 긋다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무자비한’ 빗금이 아이의 자존감을 떨어뜨린다는 세간의 의견 때문이다. 아이와 함께하는 매일의 루틴, 또는 간혹의 이벤트 속에서 저자는 “내가 소수자가 되는 것은 감내할 수 있어도 내 아이가 순전히 나의 선택 때문에 남보다 못한 처지에 놓일까”(18쪽) 소심해지지만, 실력이 모자란 게 아니라 단지 ‘부모 찬스’를 쓸 운이 없어 들러리를 서는 수많은 아이들을 떠올린다. 또 현대사회에서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 어떠한 경우에도 훼손되어서는 안 되는 절대 가치, ‘무기’가 되어버린 자존감 열풍을 돌아본다.
2부 ‘아이 방 밖의 세계’에서는 이러한 일상의 문제의식을 보다 더 구체적인 사회 현상과 교차시킨다. 아이가 대학병원 소아암센터에 입원해 있을 때 ‘양파링’을 찾으며 울자, 36시간 연속 근무 후 기어이 양파링을 사 들고 온 의사의 얼굴과 뉴스가 전하는 의정 갈등 속 ‘이기적인’ 의사 집단, 나아가 ‘초등 의대반’을 바라보는 복잡한 심경을 담는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다문화가정 학생 캐릭터인 ‘샤오메이’, 저출생 위기라는 말이 믿기지 않는 과대·과밀학급에 아이를 보내는 경기 신도시 엄마로서의 고민, 세월호 참사로 대표되는 한국 사회의 재난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헤매다 그림책에서 답을 찾은 이야기 등을 통해 사적인 에피소드가 보편의 문제의식으로 확장되는 경험을 드러낸다.

“전인적인 성장을 도모한다거나 민주 시민의 자질을 함양시키겠다는 말은 이제 새 학기 학부모 총회 인사치레로도 들을 수 없다. 더 좋은 직장을 가기 위해 가야 할 더 좋은 대학, 더 좋은 고등학교 진학률만 내세울 뿐이다.” _87쪽

다정한 약탈자가 되지 않기 위하여
대치동에선 알려주지 않는, 모두의 미래가 걸린 이야기


3부 ‘성장은 개인적일 수 없는 것’은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아이 키우는 엄마, 또는 보호자로서 느끼는 부조리와 안타까움을 생활밀착형으로 담았다. 아이에게 좋은 경험을 선사하려는 노력과 문화자본에 대한 사회적 압력의 경계를 고민했던 여행, ‘키즈’ 간판을 달고 장사하는 곳 빼고는 늘 눈치를 봐야 하는 아이 동반 부모로서의 고충, 챗지피티에게 오늘의 코디를 묻는 딸아이의 미래를 내다보는 마음, 투여한 노력과 아이의 성장이 결코 정비례 그래프를 그리지 않는다는 돌봄의 본질을 알아가는 과정 등이 진솔하고 치열하게 그려진다.
4부 ‘지성보다 용기’에서는 젠더 교육과 학교폭력, 청소년 일탈 문제를 제기한다. 전통적인 성차별뿐 아니라 ‘딸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근래의 ‘여아 선호’ 현상에서 미래의 돌봄 노동을 전제한 암묵의 강요를 읽는다. 국가와 사회가 뒷짐 지고 있는 사이 ‘아들맘’과 ‘딸맘’은 한정된 일자리를 두고 경쟁해야 하는 자식 세대를 위해 구태의연한 ‘성차별 vs 역차별’ 입씨름을 계속한다. 그러는 동안 서로 내가 더 불리하다는 ‘피해자 경쟁’이 벌어지고, 성폭력이나 페미니즘이라는 말은 한없이 왜곡된 채 상대를 무너뜨릴 비기로 쓰인다. 또 한편에서는 뉴스 속 소년범과 자신의 자녀가 이름이 같아 기분이 나쁘니 김 아무개나 A군 등으로 표기하라고 항의한다. “단 한 명의 어른”(201쪽)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과연 지금 어른이 있는지, 저자는 묻는다.

“여자든 남자든 자신의 정체성을 피해자로 삼아야 그 존재를 인정받고 발언권을 얻게 되었다. (…) 이런 식의 의도된 피해자 정체성 정치는 바람직하지 않을 뿐 아니라 무척 위험하다. 당장에 우리 공동체를 낙후시키며 어린 세대의 문제라는 점에서 먼 미래에까지 비관의 그늘을 드리운다.” _195쪽

가둬진 돌봄, 가로막힌 사랑을 넘어서기

“상대의 행복을 바라는 진심을 욕심이라 부르면 탐욕스럽지 않은 돌봄은 없”다.(7쪽) 하지만 이 책이 말하는 것은 돌봄이 내가 “손으로 빚는 대로 그 형상이 완성되는 공예”(8쪽)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반드시 변수가 더해지고 아이는 ‘세상’ 속에서 자라므로 모든 돌봄에는 나름의 동학(動學)이 발생한다. 따라서 양육은 나만의 예술이자 모두의 책임이며, 창조적인 동시에 정치적이다. 《탐욕스러운 돌봄》은 세상이 추동하는 탐욕을 덜어냄으로써 나의 탐욕 또한 덜어질 수 있다고, 모두의 돌봄을 고민할 때 나의 돌봄 또한 수월해진다고 말한다.

목차

서문 혼자 애쓴다고 쉬워지지 않는다

1부. 남들 다 하는 것에 던지는 의문
자기만의 함(函)
자존감이라는 무기
탐욕스러운 돌봄
말로 배우는 말
엄마, 왜 나를 안 봐

2부. 아이 방 밖의 세계
의대라는 성역
안녕, 샤오메이
감각하는 민주주의
하이마트로 가요
세월이 가면

3부. 성장은 개인적일 수 없는 것
체험 집착
누가 금쪽이를 만드는가
가장 최신의 유사인간
시간 불평등
너라는 계단

4부. 지성보다 용기
활 끝이 향할 곳
소년의 시간과 공간
가해자도 피해자도 아닌
단 한 명의 어른
인간이 된다는 것

미주

저자소개

신성아 (지은이)    정보 더보기
국어국문학과 영상이론을 공부했다. 광고·마케팅업계에 몸담았다가 국회의원 보좌진으로 일하던 중 아이가 아파 간병을 위해 그만두었다. 지금은 아이와 개를 돌보며 읽고 쓰는 데 전념하고 있다. 《사랑에 따라온 의혹들》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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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표준은 편안하다. 현재를 통제할 수 있으며 미래는 예측 가능하다. 마트 문화센터의 트니트니 체조부터 시작해 발레, 미술, 줄넘기, 피아노, 태권도, 수영, 영어, 수학, 중국어 학원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패턴은 익숙하고 안정적이다.


다른 아이들이라고 실력이 모자라서 들러리를 선 게 아니다. ‘부모 찬스’를 쓸 운이 없었던 것뿐이다. (…) 아빠가 법무부 장관이 아니어도, 부잣집에서 태어나지 않았어도, 장애나 질병이 있어도, 갑작스러운 사고나 재난을 겪었더라도 충분한 기회를 얻고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 그래서 더 다양하고 풍요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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