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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 육아 번역기

한영 육아 번역기

임현주 (지은이)
한겨레출판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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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 육아 번역기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한영 육아 번역기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72133948
· 쪽수 : 212쪽
· 출판일 : 2026-04-03

책 소개

“보시는 것처럼 오늘은 노키즈존이 아닙니다.” 생후 5개월 된 딸을 안고 생방송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MBC 아나운서 임현주가 육아 고민과 결혼 생활을 담은 에세이를 출간한다. 이번 책 《한영 육아 번역기》는 영국인 저널리스트 다니엘 튜더와 결혼해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서로를 ‘번역하며’ 가족이 되어가는 시간이 녹아 있다.
★★★ 황석희 번역가 강력 추천 ★★★

“우리는 서로를 번역하며 가족이 된다”
한국과 영국을 넘나드는
임현주와 다니엘 튜더의 현실 육아기


“보시는 것처럼 오늘 스튜디오는 노키즈존이 아닙니다.” 생후 5개월 된 딸을 안고 생방송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MBC 아나운서 임현주가 육아 고민과 결혼 생활을 담은 에세이를 출간했다. 이번 책 《한영 육아 번역기》에는 영국인 저널리스트 다니엘 튜더와 결혼해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서로를 ‘번역하며’ 가족이 되어가는 시간이 녹아 있다. 그동안 ‘일과 삶의 균형’ ‘인생의 방향’ 등 1인분의 삶을 잘 돌보는 법을 풀어냈던 기존 전작들과 달리, 이 책에는 가족이라는 타인을 내 삶에 들이며 단수가 아닌 복수의 삶을 잘 살기 위한 고민을 담아 한층 더 확장된 삶의 태도를 보여준다.

사랑한다는 건 다른 채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일이었다. (중략) 오늘은 실패하더라도 다행히 내일 또 기회가 있는 게 결혼 생활이고 육아의 일상이다. 한 사람을 선택했는데 상상하지 못한 다른 세계가 나에게 왔다. 이 책은 두 세계를 넘나들며 이해하고 함께 재미있게 살아가기 위해 애쓴 시간들의 기록이다. _8~9쪽

한국에서 자란 저자와 영국에서 자란 남편은 육아라는 세계에 발을 들이며 서로의 차이를 더 극명하게 느낀다. 한국식 육아는 섬세한 보살핌에, 영국식 육아는 유연한 돌봄에 가깝다. 아이를 ‘생각이 있는 작은 인간’으로 보고 한 발짝 떨어져 믿어주는 영국인 남편은 부모가 아이와 함께 잘 수 있는 커다란 아기 침대를 보고 놀랐다가도 아이가 편안히 잠든 모습을 보며 조금씩 생각을 바꾼다. ‘좋은 부모’가 되어 아이를 위해 많은 것을 먼저 해주려는 저자는 신발을 신고 생활하는 영국 집 카페트 위를 기어다니는 아이를 말리고 싶다가도, 불안을 내려놓고 아이 특유의 적응력을 믿어보기로 한다. 한국과 영국을 넘나드는 집에서, 가치관과 생활 방식의 차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세세한 문제들을 하나씩 조율하는 과정은 서로 다른 삶의 언어를 한 문장 한 문장 번역하는 일과 같다.

‘이렇게 결혼해서’ 다행이다. 다른 문화에서 살아온 그와 살면서 내가 당연하다고 믿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 (…) 우리의 결혼 생활은 늘 중간지대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함께 김치를 먹고 홍차를 마시는 것처럼.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를 밀어내는 게 아니라 나란히 존재하는 법을 배워가는 과정이다. _6~7쪽

그러나 저자는 ‘이렇게 결혼해서’ 다행이라고 말한다. 육아는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헤쳐나가야 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아기에게 있어서는 ‘어떤 육아 철학을 선택한다’는 말 자체가 사치에 가깝다”는 남편 다니엘 튜더의 말과 같이, 어제의 아이는 오늘의 아이와 다르고, 육아에 정해진 정답도 없다. 저자는 한국과 영국 사이 무수한 갈림길 앞에서 ‘나’에 맞춘 기준을 ‘아이와 우리’라는 중간지대로 조금씩 옮기고, 어른도 아이도 함께 자라는 모습을 보여준다. 가족이라는 타인을 삶에 초대하는, 육아라는 세계에 기꺼이 발을 내딛는 모든 독자들에게 ‘서로를 번역하며 살아갈’ 용기와 힘을 불어넣는다.

“영국 마트에는 아이 전용 세제가 없다? 한국에는 왜 키즈카페가 많을까?”
섬세한 한국식 보살핌과
유연한 영국식 돌봄이 교차하는 시간


1부에서는 실수를 용서하지 않는 ‘완벽주의’, 타인에게 ‘민폐’가 되는 존재를 향한 무조건적인 ‘배제주의’ 등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당연시해왔던 기준들을 다르게 바라본다. 특히 한국의 ‘엄숙한’ 분위기에 대해 저자는 식당이나 카페에서 태블릿을 꺼내는 부모가 늘어나는 현상도 아이가 소음을 내지 않도록 해야 하는 사회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한다. 한편 저자는 영국의 대중교통이나 식당에서 아이와 함께 작은 포용과 호의를 경험했던 순간들을 곱씹는다. 노키즈존이라는 개념이 생소한 영국은 펍에도 아기 의자가 있어 유아차를 끈 엄마 아빠부터 나이가 지긋한 할머니까지 모두가 편히 드나들 수 있다. 또한 아이의 혈관종처럼 외모에 대해 갖가지 첨언과 질문을 덧붙이며 민감하게 반응하는 한국에 비해, 영국은 외적으로 ‘흠’이 되는 기준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타인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태도를 보인다.
2부에서는 본격적으로 영국식 육아와 한국식 육아가 교차하는 집 안 풍경을 보여준다. 저자가 ‘영국 시댁’을 방문했을 때 가장 놀랐던 점은 아이 전용 세제가 없다는 점이었다. 마트에 아이 피부 타입별로 다양한 옵션의 세제가 있는 한국과 달리, 영국은 아이 전용 세제를 사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아이와 어른 세탁물을 구분하지 않고 빨래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저자는 당황한다. 아이를 보호의 대상으로 보고 자녀를 위해 많은 것을 해주는 것이 ‘좋은’ 육아라고 여겨지는 한국 문화와 존중받아야 하는 개인으로서 최대한 아이의 선택과 자율성을 지켜주는 것이 자연스러운 영국 문화는 시시때때로 충돌한다. 분리수면, 청결함의 기준, 훈육 방식, ‘국민 육아템’의 필요성 등 저자는 육아를 둘러싼 다양한 주제를 하나씩 꺼내 대화해보며 무엇이 정말 아이를 위한 것인지, 그리고 부모의 진정한 역할은 무엇인지 질문하게 된다.

남과의 비교에, 괜한 불안에 흔들리지 않는다면 아이를 키우는 허들이 많이 낮아질 수 있다. (중략) 우리 집의 육아용품들을 떠올리면 보인다. 아이에게 정말 유용한 물건인지, 부모의 불안을 잠재우는 물건인지. 그러고 보면 육아는 아이를 키우는 일뿐이 아니라 부모의 불안을 다루는 과정 아닌가 싶다. _88~89쪽

이어 3부에서는 두 번의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느낀 신체적·사회적 변화와 가족 안에서 서로 빚지고 빛이 되어준 시간을 풀어낸다. 저자는 새벽 알람을 듣고 아침 생방송을 위해 방송국에 출근하는 자아와 두 아이를 키우는 자아가 서로 부딪힐 때마다 함께 육아를 하는 가족들에 기대어 지나왔음을 털어놓는다. 동시에 “산후우울증은 엄마에게만 오는 게 아니다”(154쪽)라며 가정적인 남편 역시 처음 ‘아빠’가 된 후 혼란의 시간을 건너왔다고 고백한다. 한편, 부부 관계가 아이 중심으로 재편되는 한국과 달리 영국은 아이의 부모이기 전에 연인으로서 서로를 대하는 문화이다. 저자 역시 ‘육아 동지와 로맨하는 법’을 풀어내며, ‘엄마’ ‘아빠’라는 역할에 매몰되기보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어떻게 각자의 세계를 잘 지키며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내 마음 깊은 곳에 양초가 생겼다. 정신없이 바빴던 하루가 지나고, 아이들이 잠들고, 밤이 되면 양초가 ‘탁’ 켜진다. 가족이 있어서 정말 좋다고, 따뜻한 빛이 마음을 채운다. _153쪽

“한 사람을 선택했는데 전혀 다른 세계가 왔다”
가족, 다름을 경험하고 이해하는 첫 세계


최근 몇 년간 한국에서는 육아, 이혼 등 다양한 분야의 가족 상담 프로그램들이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등극하며 인기 예능 포맷으로 자리 잡아왔다. 나와 전혀 다른 토대에서 살아온 누군가와 맞춰가며 가족이 되는 경험은 국제결혼을 한 다문화 가정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어렵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말하지 않으면 영영 모르는 일이 많고, 아무리 사랑해서 결혼한 부부 사이에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구석이 있다. 이렇듯 “가족은 다름을 경험하고 이해하는 첫 세계이다.”(209~210쪽)
저자는 마지막 4부에서 세대와 국경을 넘나드는 가족을 꾸리며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자 애쓴 경험을 아낌없이 풀어낸다. 시원시원한 화법의 한국인 장모와 부드럽게 돌려 말하는 영국인 사위는 화법의 차이로 종종 어긋나다가도, ‘장모님표 닭볶음탕’과 ‘사위가 고른 영국 맥주’을 곁들인 저자의 식탁 위에서 어김없이 함께 웃음꽃을 피운다. 저자가 엄마와 서로 언성을 높이며 날것 그대로의 ‘K-모녀’ 모습을 보이는 날이면, 영국인 남편은 조심스레 둘의 대화를 유도한다. 휘몰아치는 현실 육아 틈에서도 저자가 남편과 짬을 내어 숨을 돌릴 수 있는 데에는 두 아기를 돌봐주러 팔을 걷어붙히고 온 엄마의 도움이 크다. 저자는 누군가를 가족으로 초대하고, 아이를 낳아 새로운 가족을 만나는 여정은 ‘딸’로서 내리받는 사랑에서 한발 나아가 ‘엄마’로서 내려주는 사랑을 베푸는 법을 배우게 했다고 말한다. 그 시간을 통해 거꾸로 나를 키워낸 엄마의 사랑을 되짚어보며, 관계를 옆으로, 위로, 아래로 확장해나간다.
이 책은 가족 내에서 서로 다른 방식을 어떻게 맞춰나갈 수 있는지 보여주며 ‘다름’을 갈등이 아닌 이해의 출발점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시선을 건넨다. 한국과 영국 사이 다른 문화와 언어를 넘어선 이야기이지만, 가족이라는 가장 가까운 관계 속에서도 우리는 서로를 얼마나 쉽게 오해하고, 또 얼마나 오래 이해하려 애쓰게 되는지 보여주며 우리 각자의 가족 모습을 마주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이어진 관계들을 조금 더 너그럽게 바라보고 싶은 사람에게, 그리고 사랑을 주고받는 방식을 다시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따뜻하고 단단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그 모든 “사랑에도 번역은 필요하니까.”(9쪽)

세대와 국경을 넘나드는 우리 가족 안에서 각자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가족은 아이들이 다름을 경험하고 이해하는 첫 세계일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언어를 정성껏 번역하며, 어른들도 아이들도 매일 함께 자라나고 있다. _209~210쪽

저자소개

임현주 (지은이)    정보 더보기
말하고 쓰는 사람. MBC 아나운서로 일하며 《아낌없이 살아보는 중입니다》 《우리는 매일을 헤매고 해내고》 《다시 내일을 기대하는 법》 등을 썼다. 영국인 저널리스트 다니엘 튜더와 결혼해 두 딸 아리아와 릴리를 키우며 살고 있다. 집에서는 ‘쥬쥬’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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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일하고 육아하며 남는 시간을 겨우 주워먹듯 쓰다 보니 시간의 소중함을 절실히 알게 되었다. 인생의 우선순위도 선명해졌다.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자라 어제의 아이가 오늘은 또 다른 아이가 되어 있다. 매번 새로운 아이가 찾아오고, 어제의 아이를 나는 그새 그리워한다. 마치 인생이 내게 말하는 것 같다. 이 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고. 그러니 지금 눈앞의 사랑을 놓치지 말라고. 후회 없이 함께 하라고.


아마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이 엄숙함을 더 절실히 체감할 테다. 아이가 혹여 신나서 꺅꺅거리며 웃으면 덜컥하며 주변을 예민하게 살피게 된다. 어쩌면 식당이나 카페에서 태블릿을 꺼내는 부모가 늘어나는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이 밖에서 맘껏 뛰어놀 곳은 부족하고, 식당이나 카페에선 아이가 소음을 내지 않도록 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하게 되는 옵션.


영국 맨체스터의 펍에 갔을 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유아차를 옆에 두고 맥주를 마시는 엄마 아빠들이 있었고, 부모 모두 들어갈 수 있는 기저귀 갈이대가 설치된 화장실, 그리고 아기 의자까지 갖추고 있었으니까. (중략) 영국엔 노키즈존이라는 개념이 매우 생소하다. 펍에는 머리카락이 희끗한 어르신부터 입에 쪽쪽이를 물고 있는 아기까지 모두가 드나들었다. 이렇게 모든 연령대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공간을 우리나라에서 본 적이 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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