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73091568
· 쪽수 : 544쪽
· 출판일 : 2024-10-25
책 소개
목차
1 ………… 007
2 ………… 090
3 ………… 142
4 ………… 183
5 ………… 240
6 ………… 305
7 ………… 369
8 ………… 429
에필로그 ………… 527
저자소개
책속에서
1층의 거대한 문 앞에 선 지아는 숨을 들이마셨다. 겨우 문이다. 제 방과 크게 다르지 않은 문인데도, 손끝이 가늘게 떨렸다. 살짝 움켜쥔 주먹을 들어 문을 두드리려 할 때였다.
훅, 하고 바람이 불었다. 묶지 못한 머리카락이 가볍게 날렸고, 그 너머로 하얀 가운이 보였다. 벌어진 하얀 가운 사이로 남자의 탄탄한 가슴이 드러났다.
숨을 멈춘 채 천천히 고개를 든 지아는 남자의 눈과 마주했다.
새파란 눈동자.
남자는 웃음을 머금고 있지만, 따뜻함과는 거리가 먼 얼굴로 자신을 찍어 누르듯 내려다보고 있었다.
“드디어 일하러 온 건가?”
남자가 가볍게 놀리듯 물었다.
반사적으로 아니요, 라고 대답하려다 지아의 입술이 딱 다물렸다. 방금 전, 제게 식사거리를 차려 준 남자는 인기척 없이 훅 나타났다. 어디선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 남자의 방이라면 다르겠지.
“……네.”
“적극적이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으니까요.”
지아가 입꼬리를 끌어 올리며 겨우 웃었다. 그 말에 픽 웃은 남자가 한 걸음 물러섰다. 어디 한번 해 보라는 듯 남자가 제 방을 턱으로 가리켰다.
두꺼운 문 너머로 자신의 방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근사한 내부가 펼쳐졌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제 방에 있는 것보다 훨씬 큰 침대였다. 방금 전 저기서 일어났는지 침대 시트가 흐트러져 있었다.
“뭐 해, 살아남을 거라며.”
정수리 위로 남자의 웃음기 섞인 목소리가 뚝 떨어졌다.
“…….”
“그럼 열심히 하셔야지.”
남자가 눈을 접으며 웃었다. 바짝 긴장한 상태로 지아가 방에 들어섰다. 달칵. 방문 닫히는 소리에 등 뒤로 소름이 끼쳐 올랐다.
비로소 와닿았다. 자신이 어디에 온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