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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기초과학/교양과학
· ISBN : 9791173572418
· 쪽수 : 268쪽
· 출판일 : 2025-05-14
책 소개
목차
1장 금붕어를 내다 버리면
2장 어머니와 굶는 문어
3장 할머니와 철갑상어
4장 향유고래 그리는 법
5장 순수한 삶
6장 모래 공격자를 조심하라
7장 잡종
8장 우리는 떼 짓는다
9장 갑오징어처럼 변신하기
10장 영원한 우리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참고 문헌
리뷰
책속에서
문어는 분명 배고팠을 것이다. 문어는 자신이 사냥하거나, 먹거나, 스트레칭이라도 하려고 불침번 장소를 벗어났다가는 새끼들이 부화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알았을까? 이것이 의인화임은 알지만, 그래도 나는 의식을 가진 생명체가 희망과 비슷한 무엇 없이 4년 반을 굶을 수 있다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다.
어머니가 백인이 되고 싶어 하면서 자랐다면, 나는 날씬해지고 싶어 하면서 자랐다. 가끔은 만약 내가 반만 중국인이 아니라 전부 중국인이었다면 날씬함은 자연히 따라오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하곤 했다. 이 집착을 병이라고 여긴 적은 없었다. 섭식장애는 백인 여성의 문제라는 것이 모든 영화와 잡지와 임상 논문이 말하는 바였으니까. 나는 내 뼈가 얼마나 굵은지 보려고 거울 앞에서 허벅지 뒤쪽 살을 움켜잡았고, 내 뼈가 어머니 뼈보다 굵으면 내 백인성을 탓했다.
설인게의 환경이 우리에게는 살 수 없는 곳처럼 보일지라도 그것은 우리가 딱하게 여길 일이 전혀 아니다. 압력은 게를 짓누르지 않고, 어둠은 게를 숨 막히게 하지 않는다. 설령 그 삶이 우리에게는 이상하거나 불쾌해 보이더라도 설인게는 자신이 사는 삶에 딱 어울린다. 눈 없는 게에게 태양이 무슨 소용인가? 게는 필요한 것을 다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