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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75010017
· 쪽수 : 140쪽
· 출판일 : 2025-08-08
책 소개
목차
1부 어제 밤새 읽었던 책
그믐
흠향
독거
향년
중우 벗은 할배
장마
묘주
검정 비닐봉지
포강
우수의 끝
장원의 여름
나루터 민박집
저녁 산책
배롱나무 흰 꽃
한 끼
2부 죽은 그늘을 한 쪽씩 물고
공소
전류리포구에서
배차전
호우주의보
말복
내가 어두운 그늘이었을 때
퇴적
북망
연리지
옹천 할매
이장
리스트의 크리스마스트리를 들으며
밀원
짐
3부 내란의 밤
봄날의 국수
채송화 필 때까지
겨울 음화
입동에서 동지로
천변 여로
내력
가서
소 잡는 날
순대 타운
세한
그 밤, 베토벤 30번 소나타를 듣고 있었을 때
그날의 아리에타
쿠프랭의 무덤
잔향
월행
4부 입수부리 얇은 철새가 하늘에 흘린 푸른 낱알
렌토보다 느리게
예브게니 코롤리오프가 연주하는 바흐 프랑스모음곡 제5번을 들으면서
종의 골짜기
해변의 이중주
글렌 굴드가 연주하는 바흐 영국모음곡 제1번 중 사라방드를 들으면서
마 메르 루아
대답 없는 질문
게르하르트 휘슈를 들으며
시적이고 종교적인 어느 변두리의 저녁 음화
붉은 섬
대인시장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만난 장어의 등은 왜 그렇게 어두웠을까
바로크 마을에는 개들도 대위법으로 짖는다
르송 드 테네브르
환상 소곡
해설
음악을 껴안은 채 이곳을 바라보는 리얼리스트
—문종필(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우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양재기에 밀가루 반죽을 쾅쾅 치댔지 수제비를 뚝뚝 끊어내면서 미끄덩거리는 반죽을 보니까 사지에 힘이 빠져 그만 그릇을 놓쳤지 뭐여 근데 뭔 정신이 그랬는지 몰라 대체 뭘 건지려고 했는지 나도 모르게 끓는 솥에 손이 들어가데
그때부터 첫 장맛비가 오면 손이 떨려 뭘 하들 못 혀 다 업장이여 업장 고것들하고 핏줄이 같은 죄로 말이여
― 「장마」 부분
가끔 헛것을 보는지 허공을 깨물고는 며칠 앓아누우니 마음 쓰지 마시오
노인은 손때 반질반질한 툇마루 기둥을 어루만지며 중얼거린다 비바람이 불 때마다 기둥 못에 걸린 우의에서 비늘들이 떨어진다 아침에 방을 빼겠다고 하자 웃는 건지 우는 건지 모를 표정을 짓는 노인, 굽은 등으로 지느러미를 세우고 가물치 반점들이 돋아난 얼굴로 나를 골똘히 쳐다본다
―「나루터 민박집」부분
어디서 왔느냐,
흰 달에서
흰 더위에서
흰 무덤 하나 물고
낮게 낮게 날아가는
뜨거운 새여
―「배롱나무 흰 꽃」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