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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85082080
· 쪽수 : 420쪽
· 출판일 : 2013-10-07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제2차 내전, 일명 ‘하트랜드 전쟁’은 단 하나의 명분에서 비롯한 참혹한 장기 분쟁이었다. 종전을 위해 일련의 헌법 개정이 이루어졌는바 이를 ‘생명 장전’이라 칭했다. 생명 장전은 생명존중파와 생명선택파 양측을 동시에 만족시켰다. 생명 장전은 잉태 시점에서 13세에 이르기까지 그 누구도 인간의 생명에 개입할 수 없음을 선언한다. 13세와 18세 사이에 부모는 자녀의 ‘낙태’여부를 소급하여 선택할 수 있으나…… 단, 그 경우에도 자녀의 생명이 ‘기술적으로’ 끝나지 않도록 한다. 해당 자녀가 종결된 동시에 생존이 가능하도록 하는 과정을 ‘언와인드’라 칭한다. 이제 언와인드는 사회적으로 용인된 일반적인 의료행위다.
고아원에서 아기들을 돌볼 때에도 종종 그런 문제를 생각해 보곤 했다. 영아동은 굉장히 넓고 똑같이 생긴 아기 침대로 넘쳐 났다. 아무도 원치 않은 탓에, 양육 능력도 보육 능력도 없는 주정부의 보호를 받게 된 아이들이다.
“인간의 본성을 바꾸지 않은 채 법을 바꿀 수는 없다.” 한 간호사가 울어 대는 아기들을 내려다보며 종종 하던 말이다. 이름이 그레타였는데 그녀가 그런 말을 하면 항상 그 근처에 동료 간호사가 있다가 반박했다. 훨씬 더 체제 순응적인 여자였다.
“법을 바꾸지 않은 채 인간의 본성을 바꿀 수는 없어.”
그러면 그레타 간호사는 별다른 반박 없이 혀를 쯧쯧 차며 자리를 피했다. 어느 쪽이 더 나쁠까? 리사가 종종 궁리하던 문제가 있다. 아무도 원치 않는 수천 명의 아기들 중 수십 명을 골라 키우는 것과 차라리 태어나기 전에 조용히 유산시키는 것 중에서.
“언와인드되면 사진사의 눈이 되고 싶어. 슈퍼 모델을 찍는 사진사. 이 눈으로 꼭 보고 싶거든.”
“내 입은 록 스타한테 갈 거야.”
“다리는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
“내 귀는 오케스트라 지휘자.”
“위는 요리 전문가.”
“팔뚝은 보디빌더.”
“근육을 아무한테나 주고 싶지는 않아.”
그렇게 깔깔거리며 웃는데 비행기가 착륙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