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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85190464
· 쪽수 : 460쪽
· 출판일 : 2021-04-01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부 패멀라
2부 벤
3부 마고
역사적 사실
리뷰
책속에서
1년 전 MI5에 채용된 이후로 스파이를 잡는 활동은 런던과 교외 지역에서 소문과 정보를 추적하는 일에 한정되어 있었다. 그런 소문은 기껏 캐 봐야 늘 시간 낭비에 가까웠다. 대개는 허위 신고였거나 해묵은 원한을 풀기 위해 퍼뜨린 소문도 있었다. 참견하기 좋아하는 한 노파가 등화관제용 커튼 사이로 밖을 엿보다가 자신의 집 뒤뜰을 몰래 지나가는 수상한 남자를 목격했다. 분명 잠입한 나치처럼 보였다. 그는 남편이 없는 틈을 타 옆집 여자의 집으로 몰래 들어가던 여자의 정부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어떤 여자는 이웃이 비밀스러운 독일 동조자들이라고 의심했다. 항상 전축으로 모차르트의 음악을 튼다는 이유에서였다. 벤이 모차르트는 사실 오스트리아인이라고 알려 주자 그 여자는 짜증스럽게 콧방귀를 뀌었다. 그게 그거죠.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히틀러가 오스트리아 사람 아니에요? 게다가 맨날 요리에 마늘을 넣는다고요. 일 킬로 밖에서도 냄새를 맡을 수 있다니까. 그게 의심스럽지 않다면 뭐가 의심스러워요?“
“피비 서턴, 다시는 내가 그런 말을 듣지 않게 해 줘.” 그녀는 피비가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는 어조로 말했다. “독일군이 영국에 들어오면, 우리가 알던 생활은 끝나는 거야. 오, 너 같은 부류의 사람들은 아마 괜찮을지도 모르지. 네 아버지가 나치 깃발에 경례하며 ‘하일 히틀러’라고 말하는 법을 배우는 한. 하지만 우리 같은 나머지 사람들은 그렇지 못해. 나도 그렇고. 내 어머니가 유대인이거든. 반유대 정서가 싫었기 때문에 어머니 가족은 지난 전쟁 전에 독일에서 도망쳤어. 그리고 그 이후로 상황은 더 나빠졌지. 처음엔 그게 유대인의 사업을 망하게 하더니 모든 유대인에게 노란색 별을 달게 했고, 학교나 대학에 가는 걸 금하고 길거리에서 유대인을 보며 두들겨 팼어. 그래서 내 개인적 믿음은, 히틀러는 유대인 전부가 말살될 때까지 멈추지 않으리라는 거야.”
남자는 암울한 표정으로 벤을 보았다. “할아버지가 유대인인데도 난 안전할 거라 생각했소. 내 말은, 난 유대인처럼 보이지 않으니까, 그렇지 않소? 그리고 사회에서 존경받는 위치에 있었고. 이내 독일군들이 몰려와 난 대학에서 쫓겨났고, 노란 별을 달아야 한다고 들었소. 난 그걸로 충분했소. 모든 것을 남겨 둔 채 다음 열차를 타고 이탈리아에서 프랑스로, 그리고 여기로 왔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