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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교육학 > 교육 일반
· ISBN : 9791185352510
· 쪽수 : 244쪽
책 소개
목차
추천 글 ● 4
머리말 ● 6
여는 글 ● 8
1부_ 교실에서 해 본 독서활동 이야기
동시가 머무는 교실 · 18
책이 모이는 교실 - 학급문고 만들기 · 23
책이 움직이는 교실 - 학급문고 돌려 읽기 · 28
책 읽는 분위기, 이렇게 만들어요 · 33
좋은 책은 이렇게 소개했어요 · 38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세요 · 43
책 읽고 이야기 나누 · 48
작가와 만나는 교실 · 53
책 읽고 연극하기는 이렇게 해 봤어요 · 58
얘들아, 책 사러 가자 · 64
얘들아, 우리도 책 한 권 만들어 볼까? ·70
얘들아, 우리 작가 선생님한테 편지 써 볼까? ·75
얘들아, 책나무 키워 볼까? · 80
선생님, 이 책 읽어 줘도 될까요? · 85
얘들아, 책 노래 만들어 볼래? · 89
얘들아, 책 지도 만들어 보자 · 94
얘들아, 책 연대표 만들어 볼까? · 100
얘들아, 책 재판놀이 해 볼까? · 106
얘들아, 책 여행 갈래? · 112
2부_ 아이들과 함께한 글쓰기, 글쓰기, 또 글쓰기
글짓기에서 글쓰기로 바꾸기 1 · 120
글짓기에서 글쓰기로 바꾸기 2 · 125
글쓰기로 아이들과 함께 살기 · 131
글쓰기와 교과지도 · 138
학급 운영의 꽃, 학급문집 만들기 · 144
3부_ 교실에서 아이들과 살았던 이야기
새 학년 첫날, 아이들과 처음 만나는 날 · 152
아이들과 마음 트기 · 158
어린이날 어찌할꼬? · 163
잡초가 없는 교실 · 169
즐겁게 청소하는 교사 · 175
물의 날, 물걸레 청소하는 날 · 181
우리 반 공책 쓰기-1학년 담임할 때 · 187
우리 반 공책 쓰기-2학년 이상 담임할 때 · 193
우리 반 독서 기록장 · 198
자기는 안 하면서 우리만 공부하래 · 204
학급 학부모회의와 학급운영위원회 1 · 210
학급 학부모회의와 학급운영위원회 2 · 216
아이들을 때리는 교사 · 222
폭력교사에서 벗어나는 길 · 225
덧붙이는 글 ● 232
이주영 선생님이 걸어온 길 ● 238
리뷰
책속에서
1977년에 첫 발령을 받고 학교에 가니 정말 삭막했습니다. 전교생 1만 2천여 명, 135개 학급, 4학년까지 2부제 수업, 한 반에 80여명. 교단도 치운 채 교실 앞부터 책상을 놓아 뒤를 지나다닐 수도 없을 정도고, 두 명씩 앉는 책상을 양쪽으로 세 줄씩 모두 여섯 줄로 놓고 가운데만 겨우 걸어다닐 수 있는 길이 있었습니다. 그런 정도니 학급문고는 물론 없고, 만들려고 하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저는 하루 종일 교실에 갇혀 사는 아이들한테 제가 어렸을 때 책을 보면서 느꼈던 기쁨을 주고 싶었습니다. 지하창고에 책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아이들하고 가서 책을 꺼냈습니다. 그리고 쓸 만한 책을 골라서 햇볕에 며칠을 말렸습니다. 그렇게 해서 처음 만든 학급문고가 300권쯤 되었습니다. 냄새 나는 책이지만 참 소중했습니다. 1980년대는 학교마다 폐휴지를 모아서 팔 때입니다. 학년 초에 아이들한테 종이는 학교에 내고 병이나 알루미늄 캔은 우리 반에서 따로 모둠별로 모아 직접 고물상에 갖다 팔았습니다. 모둠별로 한 명당 책 한두 권 살 정도로 돈이 모이면 그 모둠을 데리고 주말에 서점에 가서 같이 책을 골라 사왔습니다. 모둠에서 먼저 읽고 학급문고에 꽂아 두도록 했습니다. 그렇게 모은 학급문고가 해마다 쌓여 1천여 권이나 되었지요.
좋은 책으로 학급문고를 만드는 것은 독서환경을 만드는 첫걸음이지요. 교실에 아이들이 읽을 만한 좋은 책을 준비했다는 것은 책을 읽을 수 있는 첫 번째 조건일 뿐이라는 말입니다. 그다음에 만들어 줘야 할 조건은 바로‘시간’입니다. 아이들이 교실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얘기지요. 끝으로 아이들이 책을 읽을 수 있는‘분위기’입니다. 사실 분위기를 만드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책이 있고, 시간이 있어도 책 읽을 마음이 일어나도록 분위기를 만들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지요. 그렇지만 독서환경 조건 가운데서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게 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교실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일은 조금만 신경쓰면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아침독서가 가장 손쉬운 시간 확보방법이라는 사실은 학급에서 독서교육을 해 본 교사라면 누구나 수긍할 겁니다. 아침 자습을 책읽기로 하는 것이지요. 그런가 하면 아이들이 책 한 권을 골라 가지고 있다가 수업 시간에 그날 공부할 내용을 다 공부한 뒤 책을 읽을 수도 있습니다.
학급에서 책 읽는 분위기를 만드는 첫걸음은 역시 모범입니다. 담임 교사가 모범을 보이는 것이지요. 교사용 책상에 아이들이 제목을 잘 볼 수 있도록 책을 서너 권 올려놓고 아침독서시간은 물론이고 쉬는 시간에 틈만 나면 책을 읽습니다. 그러면서 혼자 웃기도 하고, 아주 심각한 표정을 짓기도 하고, 눈물이 날 때는 조금도 망설이거나 아이들 눈을 피하지 않고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그러면 아이들이 왜 그러냐고 묻기도 하고, 도대체 무슨 책이기에 그러는가 싶어서 나와 보기도 합니다. 그런 책들은 확실히 더 많은 아이들이 읽습니다.
또 아이들 앞에서 틈을 내서 꾸준히 책을 읽고, 책을 읽으면서 제 마음과 몸에 찾아오는 느낌을 숨기지 않고 보여줍니다. 이렇게 솔직하게 보여주면 아이들도 책을 읽으면서 받는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하기 시작합니다. 아이들 앞에서 책을 소중하게 다루는 모습도 되풀이해서 보여줍니다.
또 교실에서는 학급문고 부근에 깔아놓은 자리에서 조용히 책을 읽도록 합니다. 그러나 강제로 다 읽게 하지는 않습니다. 놀고 싶은 아이들은 교실 바닥에 앉아서 놀게 합니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 독서 후 활동이나 교실 환경 구성을 통해서 학급 독서 분위기를 조금씩 높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