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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동물과 식물 > 식물 일반
· ISBN : 9791185415352
· 쪽수 : 572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010
향모 심기
하늘여인 떨어지다 015
피칸 회의 026
딸기의 선물 043
바침 058
참취와 미역취 066
유정성의 문법 079
향모 돌보기
단풍당의 달 099
위치헤이즐 111
엄마의 일 126
수련의 위로 150
감사에 대한 맹세 160
향모 뽑기
콩을 보며 깨닫다 181
세 자매 190
위스가크 고크 페나겐: 검은물푸레나무 바구니 209
미슈코스 케노마그웬: 풀의 가르침 231
단풍나무 네이션: 국적 취득 안내서 247
받드는 거둠 259
향모 땋기
나나보조의 발자국을 따라: 토박이가 되는 법 301
은종 소리 317
둘러앉기 328
캐스케이드 헤드의 불 355
뿌리를 내려놓다 373
움빌리카리아: 세계의 배꼽 393
묵은 아이 406
비의 목격자 429
향모 태우기
윈디고 발자국 443
성스러운 것과 슈퍼펀드 453
옥수수 사람, 빛 사람 497
부수적 피해 507
슈키타겐: 일곱 번째 불의 사람들 525
윈디고에게 이기다 547
후기: 선물에 보답하다 557
참고자료 564
감사의 글 566
찾아보기 569
리뷰
책속에서
“어린 시절의 숲에서 나와 대학교에 들어가면서 나도 모르게 세계관이 달라졌다. 식물을 나와 상호적 책임으로 연결된 스승이자 동반자로 여기는 경험의 자연사를 벗어나 과학의 영역에 들어선 것이다. 과학자들이 묻는 질문은 “당신은 누구인가요?”가 아니라 “저건 뭐지?”다. 아무도 식물에게 “우리에게 무슨 말을 해줄 수 있나요?”라고 묻지 않았다. 주로 묻는 질문은 “저건 원리가 뭘까?”였다. 내가 배운 식물학은 환원주의적이고 기계론적이고 엄격히 객관적인 학문이었다. 식물은 주체가 아닌 대상으로 환원되었다. 식물학을 상상하고 가르치는 방식은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에게 많은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 내가 그 상황을 이해할 수 있던 유일한 방법은 식물에 대해 늘 믿어온 것들이 사실일 리 없다고 결론 내리는 것이었다.”
“돌고 돌아 내가 도착한 곳은 처음 출발한 곳, 아름다움에 대한 물음이었다. 그것은 과학이 묻지 않는 물음이었다.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앎의 방식으로서의 과학은 너무 편협해서 그런 식의 물음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도교수가 더 훌륭한 학자였다면 내 질문을 묵살하지 않고 칭찬했을 것이다. 그는 아름다움이란 보는 사람의 눈에 있을 뿐이며 과학은 관찰자와 관찰 대상을 분리하므로 정의에 따라 아름다움은 유효한 과학적 질문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내가 들었어야 할 대답은 내 질문이 과학의 범위보다 크다는 말이었다.”
“두려움과 절망의 길을 걸을 수도 있다. 우리는 생태 파괴의 무시무시한 현장을 일일이 기록할 수 있다. … 펠리컨이 석유를 뒤집어쓴 광경도 볼 수 있다. 체인톱으로 산비탈을 개벌하여 토사가 강으로 흘러드는 살인 현장은 또 어떤가? 멸종한 아마존 영장류의 사체. 프레리를 포장하여 만든 주차장. 녹고 있는 부빙浮氷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북극곰.
이런 광경이 비탄과 눈물 말고 무엇을 자아낼 수 있을까? 조애너 메이시는 우리가 지구를 위해 슬퍼하기 전에는 지구를 사랑할 수 없다고 썼다. 슬퍼하는 것은 영적 건강의 징표다. 하지만 잃어버린 풍경을 생각하며 슬퍼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대지에 손을 얹고 우리 자신을 다시 한번 온전하게 만들어야 한다. 상처 입은 세상조차도 우리를 먹여 살리고 있다. 상처 입은 세상조차도 우리를 떠받치고 우리에게 놀라움과 기쁨의 순간을 선사한다. 나는 절망이 아니라 기쁨을 선택한다. 그것은 내가 현실을 외면해서가 아니라 기쁨이야말로 대지가 매일같이 내게 주는 것이며 나는 그 선물을 돌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세상이 파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정보의 홍수에 둘러싸여 있으나, 세상에 어떻게 양분을 공급할지에 대해서는 아무 얘기도 듣지 못한다. 환경주의가 암울한 예언과 무력감의 동의어가 된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옳은 일을 하려는 우리의 타고난 성정이 억눌리면, 행동을 촉발하기는커녕 절망을 낳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