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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뇌과학 > 뇌과학 일반
· ISBN : 9791185415536
· 쪽수 : 404쪽
· 출판일 : 2023-02-23
책 소개
목차
추천의 글 6
음원ㆍ영상 목록 및 착청을 듣는 방법 12
한국어판 서문 14
옮긴이의 말 16
감사의 글 20
음악과 언어, 그리고 뇌의 세계로 들어가는 길 24
제1장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는 다르게 듣는다: 음악, 언어 그리고 우세손 39
제2장 착청 현상: 왜곡해서 듣는 뇌 60
제3장 뇌는 질서를 찾아가며 듣는다: 소리를 조직화 하는 뇌 98
제4장 이상한 고리와 무한히 올라가는 순환음계: 음에서 높낮이를 없애버린 소리 122
제5장 반옥타브 역설: 언어가 음악지각에 미치는 영향 139
제6장 절대음감은 선천적일까, 후천적일까? 157
제7장 유령어: 지식, 신념, 예측이 만들어내는 언어의 착청 194
제8장 중독성 있는 음악의 원리: 귀벌레와 수능금지곡 220
제9장 환청을 듣는 사람들: 음악 환청과 말소리 환청 242
제10장 말과 노래, 그 경계는 무엇으로 구분되는가?: 말이 노래로 변하는 착청 현상 282
제11장 언어가 먼저 생겼을까, 음악이 먼저 생겼을까? 316
마무리하며 347
부록
기초지식이 필요한 독자를 위하여: 음악과 말을 구성하는 소리들 352
1. 진동에서 음고를 거쳐 음정으로
2. 음악의 문법과 언어의 문법(통사)
3. 리듬이 구조화 되는 원리: 그룹화와 탁투스
미주 363
참고문헌 378
찾아보기 399
책속에서
대개는 ‘착각’이라는 현상을 정상적인 지각 방식으로 설명하기 힘든, 그저 재미있는 예외 현상 정도로 간주하곤 합니다만, 실은 그 반대라는 것을 말하고자 합니다. 장치의 고장과 오류를 통해 더욱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장치를 만들어갈 수 있듯이, 지각의 오류, 특히 착청은 세상을 올바르게 지각할 수 있도록 해주는 중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소리들은 대체로 질서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의 청각 메커니즘은 이 질서에 부합하던 청각적 경험들을 학습하면서 앞으로 들을 소리는 어떤 패턴일지 예측하거나 가정하며 들을 수 있게 발달되었다. 이런 맥락에서 음계 착청 같은 패턴은 일상적으로 듣는 소리의 질서와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패턴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런 패턴을 들은 우리 뇌는 두 위치에서 각기 따로 도약하는 음들을 지각하는 것이 옳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없는 결론을 거부하는 것이다. 그 대신 현실에서 들어봄직한 소리인, 한 곳에서 비슷한 음역의 멜로디를 듣고 다른 곳에서 다른 음역의 멜로디가 들리는 것으로 가정해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뇌의 해석에 따라 공간의 음들을 지각적으로 재조직해 듣는 것이다.
사실 생각해보면, 절대음감을 가진 사람이 이 정도로 드물다는 것은 매우 의아한 일이다. 색깔 이름을 맞히는 상황으로 비교해보자. 어떤 사람에게 파란색 사물을 보여주고 나서 이 물건의 색깔을 맞혀보라고 질문하자, 그 사람이 “저는 그 색을 인식할 수 있고, 다른 색들과도 구별할 수는 있지만 죄송하게도 색깔 이름은 모르겠어요”라고 말한다면? 심지어, 이번에는 빨간색을 보여주고 나서 “자, 이 색은 빨간색입니다. 그럼 다시 아까 색깔이 뭔지 맞혀보시겠어요?”라고 말하면 그가 “이 색이 빨간색이니, 처음 물체는 파란색이겠네요!”라고 말했다고 생각해보자. 이렇게 색이름으로 대입해 생각해보면 정말 이상하지 않는가? 하지만 대부분의 절대음감을 가진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이상한 방식으로 음이름을 맞히는 것, 즉 이미 알고 있는 음이름과 비교하여 음이름을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독특한 점은, 절대음감이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잘 알려진 선율의 곡명은 잘 맞힐 수 있다는 것이다. 음이름 하나를 맞히는 것이 곡의 제목을 맞히는 것보다 훨씬 더 쉬워야 하는데 말이다. 이런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절대음감의 진정한 미스터리는 이 능력이 엄청나게 놀라운 능력이라는 점이 아니라, 그다지 특별한 능력이 아닌 것 같은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능력을 갖지 못한다는 점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