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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한국비평론
· ISBN : 9791185430805
· 쪽수 : 460쪽
책 소개
목차
1부 시의 운명
01 시의 운명
02 기다림 또는 그리움: 4.19의 언어
2부 산문 산책
01 김현, 또는 마음의 풍경화
02 먼 곳을 향한 그리움: 전혜린의 수필
03 화사한, 너무나 화사한: 정운영의 경제평론
04 언어의 부력浮力: 이재현의 가상인터뷰 〈대화〉
05 시대의 비천함, 인간의 고귀함: 서준식의 《옥중서한》
06 나는 ‘쓰다’의 주어다: 《김윤식 서문집》
07 최일남 산문집 《어느 날 문득 손을 바라본다》: 굽이쳐 흐르는 만경강
3부 친구의 초상
01 푸른 그늘의 풍경: 당나귀와 먼지 요정 사이
02 자명한 산책길에 놓인 일곱 개의 푯말: 시간 속에 흐드러지게 무르익은 감각
03 제국에서 달아나기, 제국에 맞서 싸우기: 자연과 몸이라는 녹색 항생제로 대항하기
04 이인성 생각: 정교한 운산 위에 구축된 예술
05 황인숙 생각: 기품의 거처
06 이방인으로 사는 법: 에밀 시오랑과의 가상 인터뷰
07 해방적 허무주의, 탐미적 신경질: 황지우
08 단심丹心에서 흘러나온 푸른 노래들: 김정환
4부 시집 산책
01 시인공화국의 정부政府: 김소월의 《진달래꽃》
02 희망의 원리로: 김정환의 《지울 수 없는 노래》
03 감각의 향연: 서정주의 《화사집花蛇集》
04 산업화의 뒤꼍: 신경림의 《농무農舞》
05 전라도의 힘: 이성부의 《우리들의 양식糧食》
06 식민지 조선인의 기품: 이용악의 《오랑캐꽃》
07 문학적인, 너무나 문학적인: 황인숙의 《새는 하늘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08 이야기로서의 노래, 노래로서의 이야기: 김지하의 《오적》
09 허공의 시학: 오규원의 《새와 나무와 새똥 그리고 돌멩이》
10 타락의 순결: 강정의 《처형극장》
11 직립인直立人의 존엄: 김남주의 《조국은 하나다》
12 제 몸으로 돌아가는 말들: 이순현의 《내 몸이 유적이다》
13 시간의 압제 아래서: 최승자의 《내 무덤, 푸르고》
14 무적자無籍者의 댄디즘: 김종삼의 《북 치는 소년》
15 불면의 크로노스: 조윤희의 《모서리의 사랑》
16 분단의 원原공간: 오장환의 《병든 서울》
17 불안이라는 이름의 레이더: 조용미의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18 서울 엘레지: 정은숙의 《비밀을 사랑한 이유》
19 저묾의 미학: 고은의 《해변의 운문집韻文集》
20 푸줏간에 걸린 인육人肉: 이연주의 《매음녀가 있는 밤의 시장》
5부 옛 노래 세 수
01 〈누이제가〉에 대한 객담
02 〈서경별곡〉의 변죽
03 〈청산별곡靑山別曲〉: 흘러가며 튀어 오르기
6부 우수리
01 미래의 독자?
02 평론문학상을 넘어서
03 말의 타락
04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과 문학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1부 시의 운명
시의 죽음이라는 것은 메타포도 아니고 미래의 묘사도 아니다. 그것은 완료된 죽음이다. 적어도 유럽에서는 그렇다. 대중에게 읽히는 유럽의 생존 시인을 꼽는 데 양손이 다 필요할 것 같지는 않다.
앞으로 시가 살아남는 것은 노래 가사의 형태로일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실제로 시의 출발은 노래였고, 역사의 오랜 기간 동안 그래왔다. 신라의 향가도 노래였고, 중세의 음유 시인도 노래꾼이었다. 시의 그 출발점이 시에게 남겨진 미래다. 지금은 운문 문학의 주변부에 자리잡고 있는 작사가들이야말로, 미래 시단의 주류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한국의 웬만한 가정에는 시집이 몇 권씩 반드시 갖추어져 있다. 무엇보다도, 살아 있는 시인들이 우리 사회에는 수두룩하다. 모르기는 몰라도, 우리 사회만큼 시인이 넘쳐나는 데도 드물 것이다. 어떤 시집은 베스트셀러 자리를 소설과 경쟁하기도 하고, 그런 베스트셀러 시집이 반드시 최악의 시집인 것도 아니다. 미적으로 정련된 최고의 시집들이, 비록 시인들에게 부를 가져다주지는 못하지만, 웬만큼은 팔려나가는 곳이 우리 사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