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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생명과학 > 생명과학
· ISBN : 9791185435664
· 쪽수 : 440쪽
· 출판일 : 2016-02-28
책 소개
목차
서문
● 1번 염색체 - 생명
● 2번 염색체 - 종
● 3번 염색체 - 역사
● 4번 염색체 - 운명
● 5번 염색체 - 환경
● 6번 염색체 - 지능
● 7번 염색체 - 본능
● X와Y 염색체 - 충돌
● 8번 염색체 - 이기주의
● 9번 염색체 - 질병
● 10번 염색체 - 스트레스
● 11번 염색체 - 개성
● 12번 염색체 - 자가 조립
● 13번 염색체 - 유사 이전
● 14번 염색체 - 영생불멸
● 15번 염색체 - 성
● 16번 염색체 - 기억
● 17번 염색체 - 죽음
● 18번 염색체 - 치료
● 19번 염색체 - 예방
● 20번 염색체 - 정치학
● 21번 염색체 - 우생학
● 22번 염색체 - 자유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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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태초에 말이 있었다(여기서 말은 유전자라 해석해도 좋다-옮긴이). 그 말은 반복적으로 끊임없이 스스로를 복사하여, 바다를 생명이란 의미가 깃든 곳으로 만들었다. 말은 화학물질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끌어내어 생명을 유지하게 했다. 그 말은 먼지로 가득 찬 이 행성의 표면을 푸르름이 꽉 찬 천국으로 변화시켰다. 그 사람의 뇌라는 물렁물렁한 놀라운 장치를 만들어냈으니, 뇌는 말 자체를 발견하고 인식할 수 있었다. 내가 이러한 생각을 할 때마다 나의 물렁물렁한 장치는 흥분하였다. 40억 년이라는 지구 역사 속에서 지금 이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며, 500만 종의 생물 중에서 인식을 가진 인간으로 태어난 것은 크나큰 축복이다. 또한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70억 명의 사람 가운데 그 말의 비밀을 발견한 나라에서 태어난 게 개인적으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그 지구의 긴 역사 속에서, 그 다양한 생물 중에서, 그리고 이 지구라는 땅덩어리 위에서, 나와 같은 종에 속하는 두 명의 인간이 DNA라는 구조를 발견했다.
우리가 이러한 사실을 알 수 있는 것은 이것이 유전자에 적혀 있기 때문이다. 1950년대에 유명한 해부학자 영은 사람이 원숭이와 공통의 조상에서 나왔는지, 아니면 6,000만 년 이전에 원숭이와는 다른 계통의 영장류에서 유래했는지 알 수 없다고 적은 바 있다. 어떤 사람들은 아직도 오랑우탄이 우리의 가장 가까운 사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사람의 계통수에서 고릴라가 가장 먼저 갈라져 나왔고 이어 침팬지가 나왔으며, 사람과 침팬지가 갈라진 것은 1,000만 년이 아니라 500만 년도 채 되지 않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눈으로 보아 침팬지와 사람의 염색체 차이는 2번 염색체의 융합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거나 매우 미미하다. 23개의 염색체들에서 눈에 띌 만한 차이를 발견할 수 없다. 침팬지 게놈의 한 ‘단락’을 임의로 선택하여 사람 게놈의 동일한 ‘단락’과 비교해도 ’문자‘가 다른 곳을 발견하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평균적으로 유전자 100개마다 2개 이하가 다를 뿐이다. 우리는 98% 확률의 침팬지이며, 침팬지는 98% 확률의 사람이다. 이것으로 당신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았다면, 침팬지는 고릴라와 97%가 같다고 생각해보라. 그리고 사람도 고릴라와 97%가 같다. 바꾸어 말하면 우리는 고릴라보다는 침팬지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유전학적 발견에서 아마도 가장 큰 물의를 일으킨 논쟁의 대상은 1993년 딘 해머가 발표한 내용일 것이다. 그는 X염색체 위에서 성적 경향에 영향을 주는 하나의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발표하였다. 언론에서는 이 유전자를 ‘게이 유전자’라고 이름 붙이고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다. 해머와 비슷한 시기에 여러 편의 연구 논문들이 발표되었고, 그 연구들은 한결같이 동성애는 문화적 압력이나 의식적인 선택이 아닌 ‘생물학적’ 원인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러한 연구 가운데는 자신들의 상황이 ‘타고난 것’임을 확신하고 이를 대중에게 알리고 싶어 한 동성애자에 의한 것도 있다. 살트 연구소 신경과학자인 사이몬 르베이가 대표적인 경우다. 그들은 자신들의 삶의 방식이 ‘선택’이 아닌 타고난 성향 때문이라고 한다면 사람들의 편견이 조금은 적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