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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미학/예술철학
· ISBN : 9791185585499
· 쪽수 : 416쪽
책 소개
목차
옮긴이의 말 _ 그날의 체험 이후 세상은 달라져 있었다
머리말 _ 철학의 핵심을 짚어낸 음악가들에 관하여
1부 대중문화 속에서 여러 겹으로 반짝이는 음악들
핑크 플로이드를 증오한다는 말의 의미
라스타의 시간으로 재구성한 고통과 광기: 《Dub Side of the Moon》
어둡고 고독하고 무한한 저 벽 속으로: 「Pink Floyd the Wall」
돼지가 개를 훈련시켜 양을 착취하다: 《Animals》
동떨어진 두 작품의 기이한 우연: 「The Dark Side of the Rainbow」
발견의 경이를 제공하는 시네마틱 뮤직
2부 우리는 왜 이 세계에서 끊임없이 소외되는가
벽 속의 수많은 벽돌 가운데 하나인 삶
부조리의 예술가 로저 워터스: 알베르 카뮈
소외의 사이키델릭 사운드: 테오도르 아도르노
나는 너이고 내가 보는 건 나다: 마르틴 부버
3부 시간의 흐름 속 동일성에 관하여
진짜 핑크 플로이드와 가짜 핑크 플로이드
내 안의 모든 것이 바뀌어도 나는 여전히 나인가
4부 위대한 예술은 어떻게 광기와 연결되는가
삶의 격동을 끌어안은 시드: 프리드리히 니체
디오니소스적 침잠과 전복적 아우라: 프리드리히 니체, 발터 벤야민
스스로를 가두는 현대의 광인: 미셸 푸코
신들의 프롤레타리아 시지프의 저항: 다시, 알베르 카뮈
주석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 당시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과 레코딩에는 철학적 사유가 담겨 있었다. 철학이란 결국 이성의 빛을 뻗어 객관적이고 항구적인 진실에 다가감으로써 혼돈과 편견을 지우고 우리 자신과 세상의 기저에 깔린 진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것은 저들을 둘러싸고 있던 민낯의 돌덩어리 같은 진실일 것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핑크 플로이드는 소용돌이 같은 1960년대의 무정형 사이키델리아에서 헤엄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들의 접근 방식은 무언가 달라졌다. 이전보다 더 체계적으로 변했고 미니멀해졌다. 페이즐리를 연상케 했던 음악적 허세와 변덕스런 실험은 현실의 근본적 층위(존재, 시간, 유한성), 경제학(돈), 현대 심리학(편견, 공포, 광기)에 더 날카롭게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대체되었다. 요컨대 그들은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진실을 밝히는 작업에 돌입한 것이다.
-머리말_철학의 핵심을 짚어낸 음악가들에 관하여
그가 나를 위해 《The Dark Side of the Moon》을 틀어주었던 날, 우리는 그의 집에 있었다. 그의 부모님은 다 일하러 가셨고 집에는 우리 둘뿐이었다. 우리는 음악 볼륨을 크게 높였다. 어렴풋한 형광빛이 지하의 여성용 침실 컴컴한 벽에 붙은 검은 포스터를 비추었고 이미지는 물결치는 듯 보였다. 열여섯 살 소녀였던 나는 죽음이나 광기를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 나는 포스터를 노려보며 어서 이 음악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아마 그게 둘이 함께 보낸 마지막 날이었을 것이다. 그날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린 깨졌으니까. 나는 내키지도 않았으면서 그와 섹스했던 자신을 탓했다. 하지만 우리는 몇 년 동안 친구로 잘 지냈다. 궁금하다. 왜 《The Dark Seid of the Moon》과 친숙한 우리 모두는 그 음반을 처음 들었던 그 순간이 우리에게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를 말하고 싶어 하는 걸까?
-라스타의 시간으로 재구성한 고통과 광기:《Dub Side of the M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