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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85934587
· 쪽수 : 140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_ “합천으로 가야 해!”
히로시마가 고향인 아이, 곡지
무서운 예방주사
반짝반짝 빛나던 야학 시절
핵의 아이, 비로소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다
새로운 길로 첫발을 내딛다
처음 터져 나온 그날의 목소리
원폭 2세 환우회 첫 모임을 갖다
아버지 등의 무거운 가방
계란으로 바위를 깨뜨리는 싸움
붉게 타오른 마지막 불꽃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
작가의 말
김형률, 그 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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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률 생애와 연보
책속에서
“으아악!”
교실에 간호사가 들어오자 아이들이 비명을 질렀습니다. 형률은 가슴이 콩닥콩닥했습니다. 예방주사만 맞으면 이상하게 몸이 심하게 아팠으니까요.
아이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습니다. 먼저 주사를 맞고 난 아이들은 히죽히죽 웃기도 했습니다.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 아프다고 소리를 지르는 아이도 있었지요.
형률은 반에서 가장 몸집이 작고 약했습니다. 차례가 다가오자 형률은 도망가고 싶었습니다. 형률은 겁쟁이라 놀림당하기 싫어 꾹 참고 주사를 맞았어요.
“보기보다 씩씩하네!”
약골인데도 아프다는 내색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간호사는 형률을 칭찬했습니다. 형률은 그 칭찬이 하나도 좋지 않았습니다.
예방주사를 맞고 난 다음 날이었어요. 형률은 몸에 열이 심하게 올랐습니다. 온몸이 덜덜 떨리고 아파서 학교에 갈 수가 없었지요. 형률은 끙끙 앓으며 꼼짝 못 하고 누워 있어야 했습니다.
“이야! 해냈다. 형률이가 해냈다.”
“형률이 최고!”
“김형률 만세!”
친구들이 자기 일처럼 기뻐했습니다. 형률은 천왕봉 정상에서 한 점 그늘도 없이 환하게 웃으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려 찍은 사진 속의 형률은 햇살처럼 빛났습니다. 친구들과 허물없이 어울리는 기쁨이 얼굴에 가득했지요.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친구, 마음을 나눌 친구들이 곁에 있었으니까요.
야학 시절은 형률에게 활짝 핀 꽃밭 같은 한때였습니다. 어두운 인생에 처음 찾아온 반짝반짝 빛나는 시절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