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한국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63163480
· 쪽수 : 184쪽
· 출판일 : 2022-08-25
책 소개
목차
박선미 「14 1/2」
정종균 「붉은 재킷」
김승윤 「감점 포인트」
이신주 「어느 쪽에서 보아도」
김옥숙 「엘리베이터 거울 속으로 들어간 남자」
백연화 「지구에서 사랑받은 우뭇가사리」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런데, 이게 대체 몬가요?”
가살이 미끄덩거리는 국수를 한 숟가락 뜨며 묻자 할머니는 호로록 음식을 흡입하며 말했다.
“우무잖여. 우뭇가사리 몰러?”
순간 가살은 할머니가 자신의 이름을 말한 줄 알고 씹고 있던 국수를 꿀꺽 삼켰다. 가살의 본래 이름은 우무우뭇가살리미바투였다. 생각지 못한 순간 지구인의 입에서 튀어나온 이름 때문에 애써 유지하고 있던 평정심이 깨져버렸다. 동시에 큰 국수 덩어리 하나가 가살의 기도를 틀어막고 말았다.
“……허억, 켁!”
가살의 시야가 붉은색으로 점멸했다. 지구에 있는 동안은 질소와 산소의 비중이 높은 이곳 공기를 꼭 마셔야 했다. 가살은 목을 부여잡고 기도에 걸린 그것을 튕겨내보려고 했다. 하지만 기도가 꽉 막혀 있어 체내 공기압을 높일 수 없었고, 밭은 숨만 끽끽대야 했다. 곧 산소 부족을 알리는 경고음이 높아지며, 주변의 사물이 흐물흐물해 보이기 시작했다.
‘이건 혹시…… 할모니의 함정?’
「지구에서 사랑받은 우뭇가사리」 중에서
형사님, 진정하시고 앉아보세요.
심정은 이해합니다.
지금 눈앞에 아드님을 유괴한 범인이 있는데, 진정하기 어려우시겠지요.
하지만 전 약속은 지킵니다. 앞서 약속한 대로 아드님은 무사합니다. 정말이에요. 형사님의 아드님을 제가 잠시 데리고 있던 것은 맞지만, 정말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맹세할 수 있어요.
저도 지금 밖에 경찰들이 대기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제게 사살 명령이 내려졌다는 것도 알고 있죠. 아이를 유괴한 납치범에게 자비는 없으니까요. 아마 제가 요 앞에서 얼굴만 살짝 들이밀어도 바로 총알이 날아와 제 머리를 수박 부수듯 부수겠죠.
저항할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습니다. 도망칠 생각도 없어요. 약속한 대로 10분, 딱 10분만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면 형사님과 함께 이곳을 나가겠습니다. 그리고 순순히 붙잡혀 법의 심판을 받겠습니다. 사람 대 사람으로 한 약속이니, 제발 믿어주시면 좋겠군요.
그러니 부디 10분만 제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붉은 재킷」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