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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86170861
· 쪽수 : 324쪽
· 출판일 : 2016-01-01
책 소개
목차
19. 질투
20. 시선
21. 전조
후기
리뷰
책속에서
나는 남은 힘을 쥐어짜내 온몸으로 발버둥을 치며 멜리사 크로시안을 힘껏 밀쳐냈다. 그 반동으로 나도 바닥에 쓰러졌고, 목을 조르는 힘이 사라지면서 그녀의 손에서 풀려난 나는 급하게 숨을 들이마시며 거친 기침을 토해냈다.
“윽…… 커헉, 쿨럭, 쿨럭!”
한참을 기침을 토해내다 고개를 들자, 멜리사 크로시안은 나보다 더 겁에 질린 채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방금 전 자신이 한 행동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벌벌 떨면서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는 모습을 나는 한참이나 지켜보았다.
전부를 가진 네가 가지지 못했던 하나.
그 하나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던 내게 와버린 게 그렇게 화가 났던 거야?
그렇게 참을 수가 없었어? 못 견디게 괴로웠어?
“크로시안 영애.”
나는 쓰러져 있던 몸을 후들거리는 팔로 지탱하여 바로 세워 앉았다.
“정말이지 추하군요. 눈 뜨고 못 봐줄 정도로.”
내 목소리에 눈물 젖은 얼굴을 드는 그녀를 향해 웃어주었다. 더없이 상냥하게 웃으며, 그녀의 정면에 있는 전신 거울을 가리켰다.
“거울을 좀 봐.”
커다란 거울 속에 비치는 스스로가 얼마나 추한지, 그녀가 봐주었으면 했다.
“지금 네 모습이 어떤지 좀 봐. 멜리사 크로시안.”
그날의 내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추한 모습을 두 눈으로 확인하길 바랐다.
“마치 그날의 나처럼 추한 모습이네.”
내 등 뒤에 있는 거울로 시선을 가져가는 그녀의 은빛 눈동자가 서서히 충격으로 흐려지는 것을 보면서, 나는 소리 내어 웃고 싶어졌다.
“화가 나서 미쳐버릴 것 같아? 멜리사 크로시안.”
나도 똑같이 미쳐버렸던 걸까?
“그때의 나도 그랬어. 카인 공자를 좋아하는 내 앞에서 네가 카인 공자를 좋아한다 말하고, 그의 곁에 달려갈 때 내 심정도 그랬어.”
이미 미쳐 있었던 걸까.
“내가 갖지 못하는 걸 네가 가지는 게 싫었어. 널 죽이고 싶었어.”
거울 속에 비친 건 정말 너였을까?
“네가 잘못한 게 아니란 건 알아. 그런데 어쩔 수 없었어. 네가 끔찍할 정도로 싫었으니까. 진심으로 네가 죽어버리길 바랐지.”
아니면 또 다른 나였을까.
“그런데…….”
자꾸만 웃음이 흘러나왔다.
“지금 네가 그때의 나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네.”
참지 못하고, 푸하하 웃음을 터뜨리며 그녀를 향해 외쳤다.
“크로시안 영애, 정말 기뻐요!”
나는 결국 이 두 눈으로 확인하고야 만 것이다.
“우리가 이제야 겨우 동등해졌네요.”
진짜 천사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