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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87721055
· 쪽수 : 532쪽
· 출판일 : 2016-12-25
책 소개
목차
23. 후회
24. 청혼
25. 탈막
26. 진심
27. 종막
외전. 셀레나
외전. 카자드
28. 종막, 그 후
외전. 각자가 그리는 미래
외전. 그대와의 시간
후기
책속에서
곳곳에 배치된 사병들의 눈을 피해 감시를 벗어난 사각지대를 발견한 레이놀드는 큰 나무 뒤에 몸을 숨겼다.
줄곧 잡고 있던 리윤의 손을 잡아당겨 제 품에 끌어당긴 후, 몸을 낮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여기라면 안 들키겠지.’
초조한 눈빛으로 주변을 돌아보는 레이놀드의 모습을 리윤은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한참이 지나도 자신을 돌아봐 줄 생각도 않자, 그의 옷자락을 잡고 살며시 흔들었다.
“레이, 레이.”
그러나 다른 이에게 들키지 않는 것에 필사적인 레이놀드는 리윤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고, 여전히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리윤은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조금 더 목소리를 키워 그의 이름을 불렀다.
“레이!”
“어?”
그제야 레이놀드가 그녀를 돌아보았고, 그 순간 리윤이 그의 얼굴에 손을 뻗었다. 피할 틈도 없이 양손으로 차가운 뺨을 감싸고 자신에게로 시선을 고정시켰다.
“얼굴 좀 보여줘요.”
겨우 며칠을 보지 못했을 뿐인데, 그토록 보고 싶었던 얼굴이었다. 눈앞에, 손이 닿는 거리에 있었다. 사랑하는 이가.
리윤의 기습적인 행동에 당황하여 눈을 끔뻑이던 레이놀드는 안 본 사이에 더 마른 듯한 자그마한 얼굴을 자세히 바라보았다.
지금쯤 근처에 있던 하녀들과 사병들이 리윤이 사라진 걸 알고서 정원을 뒤지고 다니고 있을 테고, 어차피 금세 프리드 아딘미르에게든 누구에게든 들켜 쫓겨나게 될 거라는 걸 그도 알고는 있었다. 이렇게 도둑고양이처럼 몰래 들어와 숨어 있는 것도 그의 성격상 절대 맞지 않았고. 솔직히 꼴사납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꼴사납든 어떻든, 무슨 짓을 해서라도 리윤을 보고 싶었다.
잠시라도 좋으니, 함께 있고 싶었다.
“내가 말했던가? 보고 싶어서 죽는 줄 알았다고.”
그가 제 뺨을 감싼 리윤의 손등을 손으로 덮으며 말했고,
“아까 말했어요.”
리윤이 짧은 웃음을 흘리며 대답했다.
그 순간 바다색의 눈동자를 휘며 웃는 그녀의 얼굴이 왜 그렇게 예뻐 보이는지, 심장이 쿵쿵 뛰었다. 레이놀드는 홀린 듯 리윤의 미소를 응시했다. 수십 번도 더 보고, 생각했었다. 때론 그 자신조차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그런데도 여전히 가슴이 뛰었다. 처음 만나는 사이처럼 설레고, 그녀의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가 제 눈길을 잡아끌었다.
멍하니 그녀를 보고 있자니 어느새 리윤이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게 보였다. 평소보다 거리도 지나치게 가까워 자신의 심장 소리가 리윤에게 들리진 않을까 걱정이 됐다.
‘오늘따라 더 예뻐 보이잖아.’
민망한 기분에 레이놀드는 슬쩍 리윤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