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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고전
· ISBN : 9791186361283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16-08-20
책 소개
목차
머리말 4
첫째 구경. 경계에 서야 다 보인다
•더 궁금해? 조선의 사신이 궁금하다고?
둘째 구경. 작은 물건으로 읽는 큰 세상
•더 궁금해? 박지원은 어떤 사람이었나?
셋째 구경. 호랑이가 일러 준 것
•더 궁금해? 우리 전통 문화에서 다뤄진 호랑이
넷째 구경. 필담으로 과학을 논하다
•더 궁금해? 『열하일기』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
다섯째 구경. 수레를 못 쓰는 게 누구의 책임인가?
•더 궁금해? 왜 이렇게 수레에 관심을 보이는 거지?
여섯째 구경. 황제가 열하에 간 까닭?
•더 궁금해? 혼자 묻고 혼자 답하기?
일곱째 구경. 나라 밖에서 우리나라 들여다보기
•더 궁금해? 박지원의 소설 세계는?
여덟째 구경. 하룻밤에 아홉 번 물을 건너며
•더 궁금해? 보이는 대로 보는지, 보는 대로 보이는지?
아홉째 구경. 장대, 낙타, 코끼리, 마술
•더 궁금해? 코끼리가 얼마나 신기하기에?
열째 구경. 옥갑에서 나눈 허생 이야기
•더 궁금해? 허생은 그 다음에 어떻게 되었냐고?
책속에서

“그런 말이 아니네. 이 강은 바로 우리나라와 중국 사이의 경계를 이루는 곳이란 말일세. 나라 사이의 경계라는 게 언덕 아니면 물이기 마련이지. 세상 사람들이 꼭 지켜야 할 윤리나 만물의 법칙이란 것도 물가 언덕 같지. 그러니 도는 다른 데서 구할 게 아니야. 그 물의 가장자리에 있으니까.”(「도강록」 6월 24일)
여기서 보는 압록강도 문지방 같은 거야. 강 위에 자를 대고 금을 그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그 넓은 강은 이쪽에도 속하지 않고 저쪽에도 속하지 않는 거지. 거기에서는 또 양쪽이 다 한눈에 들어올 테고. 정말 그래, 이쪽이나 저쪽에 치우치게 되면 어느 한쪽을 제대로 볼 수 없게 되겠지. 그렇다고 그 중간에 어설프게 끼어 있어도 안 될 테니까 정신 똑바로 차리고 양쪽을 다 잘 보아야만 해. 양쪽을 다 보겠다고 강물에 빠져 버리면 곤란하잖아?
(〈첫째 구경. 경계에 서야 다 보인다〉 중에서)
가게에 진열된 물건들을 보니 모두 가지런하고 반듯해서 조금도 초라하거나 임시방편으로 해 놓은 게 없었다. 어느 것 하나 어수선하지 않아서 외양간이나 돼지우리조차도 크고 반듯해서 격식에 맞지 않는 게 없고, 장작단이나 거름 더미까지도 깨끗하고 가지런해서 그려 놓은 듯했다.
아! 이렇게 제도가 정비된 뒤에야 비로소, 쓰는 것을 편리하게 하는 ‘이용(利用)’이라 할 수 있겠다. 또, 이용을 한 뒤에야, 먹고사는 것을 두텁게 하는 ‘후생(厚生)’을 할 수 있고, 후생을 한 뒤에야, 덕을 바르게 하는 ‘정덕(正德)’을 할 수 있겠다. 이용을 못하고서 후생을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며, 후생이 부족한데 어떻게 정덕을 할 수 있을까.(「도강록」 6월 27일)
크기별로 나란히 있는 술잔을 보며 생각에 잠긴 박지원은 가게를 쭉 둘러보았어. 모든 물건이 제자리에 놓여 흐트러짐이 없었지. 제도가 정비되고 나면, 편리하게 사용하게 되고, 그 결과 백성들의 삶이 넉넉해진다는 거야. 그렇게 되면 최종적으로 덕을 바로잡아 인간답게 살 수 있다는 논리야. 그러나 당시의 많은 사람들은 그 순서를 거꾸로 생각했었나 봐. 덕을 쌓아 바르게 살다 보면 저절로 삶이 넉넉해지고 모든 것들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믿은 거지.
… 사람들 심보가 틀려먹었다며 서로 다툴 게 아니라 제도부터 정비하여 편안히 살아갈 방법을 마련해야겠지.… 박지원은 물건을 만드는 장인이 아니라 글을 읽고 공부하는 선비였지만, 그런 데에 관심을 가졌다는 점에서 특별한 거야.
(〈작은 물건으로 읽는 큰 세상〉 중에서)
내가 우리나라 서울을 떠나 팔 일 만에 황주(黃州)에 도착했을 때 말 위에 올라앉아 스스로 생각해 보았다.
‘학식이 정말 없는 내가 빈털터리로 중국에 들어갔다가 만약 큰선비라도 만나면 무엇으로 서로의 견해를 나누며 질문을 할까?’
그렇게 걱정이 되어 전에 들었던 것들 가운데 ‘지전설’과 ‘달 세계’ 등의 내용을 뽑아내서 말을 탈 때마다 말고삐를 쥐고 안장에 앉은 채로 졸아 가며 궁리를 해 보았다. 수십만 마디의 말을 헤아려 가슴속에 글자 없는 글을 쓰고 허공 위에 소리 없는 문장을 썼는데, 그렇게 한 것이 매일 몇 권이 되었다.(「곡정필담」)
지금처럼 비행기나 자동차가 있는 게 아니어서 박지원은 말을 타고 다녀야 했어. 의자에 편하게 앉아서 가는 여행도 오래 하다 보면 피곤해지는데, 하루 종일 말을 타고 가면서도 말 위에서 계속 지전설 등에 대한 생각을 곱씹었던 거야. 읽은 것을 생각했다가, 다음 날은 좋은 경치를 보며 가다듬어 보고, 그러면서 생각이 계속 깊어졌다고 했어. 여행이 길고 고되었던 만큼, 생각은 더 무르익었던 것 같아. … 어떤 유명한 분이 그랬다지. “아는 만큼 보인다.”고 말이야. 맞는 말인데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잘 알고 또 그것을 잘 정리해 두는 만큼 더 보이는 법이야. 물론, 박지원이 그랬던 것처럼 알고 있는 것을 잘 활용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고.
(〈필담으로 과학을 논하다〉 중에서)
형편을 핑계 대는 사람들은 도전을 안 하게 되고, 그래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기 쉬워. 그런데, 박지원은 그런 데 빠지질 않았던 것 같아. 우리나라에도 일찍부터 수레가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아직 바퀴가 정확하게 동그란 원도 아니고 바큇자국도 똑같은 궤도에 들어맞지 않아서 수레가 없는 거나 진배없다. 이에 대해 사람들은 늘 이렇게 말해 왔다.
“우리나라는 바윗고을이어서 수레를 쓸 수 없다.”
이게 대체 무슨 말인가? 나라에서 수레를 쓰지 않아서 그 때문에 길이 닦이지 않았을 뿐이다. 만일 수레가 다니게 된다면 길은 자연히 닦일 것인데, 길이 좁고 고개가 높고 험한 것을 걱정
할 것인가?(「일신수필」 〈수레의 법식〉)
(〈수레를 못 쓰는 게 누구의 책임인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