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한국 현대 대표 서정시선

*평설을 하면서_이수화
*고수환_만족/틈새 시간/콩잎/매미소리/석류꽃/단잠의 우선 순위/외손녀 뉴패션/분꽃/첫차를 기다리며/나이 들면 다시 철부지로/샘물/평설
*국솔로몬_거울의 길/깡통/무지개/부父/안개/어떤 기억/알 수 없는 세상/은행나무 아래에서/진리 자유/하얀 하늘
*국의호_나무에서 피어나는 봄꽃/무지개와 동백나무-새들의 꿈/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에서/미선尾扇나무 꽃/송년의 밤이 깊거든/연극/오월의 달력을 뜯는 남자/장수풍뎅이를 찾아서/종달새 사랑/징검다리/평설
*권순형_용서는 복수다/눈싸움/고향/평설
*김미화_평화/단단한 입술/벅찬 일/짓밟히다/착각/툭 치면 쏴아/한 번 더/해방을 위하여/위대한 것에 대한 착각/사랑이 스미다/평설
*김수호_부부 밑천/평화의 얼개/어제의 사람 오늘의 가요/두 마디/가장 큰 이유/조개껍질로 깐 한길/손끝에게/다행이다/나만 아픈 줄 알았는데/안개와 구름/평설
*김혜정_우울한 샹송/사람이 사람을 사랑할 땐/별/삶의 향기/때로는 바람처럼/바람아/오직 하나/어느 날 거울 앞에서/무엇이 나를 슬프게 하는가/힘들게 살아가는 이에게/평설
*류우복_봄비/위대한 씨앗/정동진의 아침/고향생각/산새/새벽 눈/간이역 분천의 가을/어버이날/그믐달/낮 졸음(여름)/섣달/평설
*사공금숙_돌아보니 같은 날/정든 이웃 떠나고/해 아래 숲/며느리가 돌아왔다/네 곁에서/황반원공/떠나는 그대 앞에서/겨울밤/첫 돌 맞은 아이야!/평설
*서재순_소금/오월의 만찬/고향의 진달래/서시/연민의 정/찰밥 추억/추억 서린 결혼 풍경/생각난다/자연을 향하여/칠순의 봄/평설
*손상도_비애/인연/부슬비/꿈속의 사랑/인생/새벽달/그리운 친구/감로수/새옹지마/주인과 머슴/평설
*윤오숙_영혼/고난주간/외딴 길/아찔한 순간/폐비 윤씨/하루가 가다/능소화/운동화/절규(에르바르트 뭉크 그림)/병문안/평설
*이금란_풀잎/노숙자/나뭇가지에 새는 앉지 않았다/검버섯/버스 정류장/맑은 물 같은 시 한편/흑장미/혈血/눈물이 난다/평설
*이재창_주름/여백/멀리 있으니/그냥/피아노 꿈/부지깽이/하늘/진달래 곁에서/멍하면 그때 자물쇠를 열어보자/평설
*이종열_욕심항아리/아이 마음이어라/그대여/가을의 향기/강의실에 화분/수성 못에서/여자의 마음은/기적소리/보고 싶은 사람들/너를 보내며/평설
*정연국_집시의 계절/소래포구/소금꽃/보라 꽃들의 밀어/어밀 의묵침/겨우살이/풀옷/복사골 아라리/바다의 눈썹이 하얗게 센건/마음 문/평설
*지정란_비가 되어/그대와 나/당신의 사랑은/즐거운 편지/소나무/그 길가/삶/강태공/내바라기/비가 되어/평설
*최순희_표절시비/무궁화/상소/내 집 혼사와 이웃집 혼사/잠 못 드는 밤에/정이품 소나무였더냐/보탑사를 다녀오며/詩人은/평설
*최재선_그대 강/나의 시/그대 먼저 톡 보낸 문장/그대 안부/그대 있어/만개한 그리움/적막 중 그대 그립다/아프지 말아요, 당신/위대한 시/그리움 짜구나다/평설
*하성자_가벼운 무게로 내리는 비/과일을 깎다/계곡물/봄 속에 들어/봄꽃/개나리꽃 지는 날/강이 눈부신 아침에/뭉툭산/초벌 산딸기/바닥 물/평설
*홍나영_내가 나에게/삐거덕/허세/좋다/일/삶은 사람이다/산 오름 하나/인생/긍정 아이콘/사재 단상/평설

[머리말]
평설을 하면서…

문예도서 명문 『한비문학』(대표 김영태 시인·한국문학비평가협회 부회장)이 펴내는 ‘시인과 언어의 금란지교 2016년 판’ <한국 현대 대표 서정시선> 출간을 위해 평소 『한비문학』지를 통해 지속적으로 그 작품 창작 활동에 진력해온 시인들 리리시즘 개별 텍스트 감상 비평 鑑賞批評, appreciation criticism)을 시도 했다.

데뷔 이후 개별 시집을 냈거나 시집 출판을 준비 중인 시인들 텍스트일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각고의 시 세계 구현을 지속해 오는 시인들 정신세계가 너무도 신선하며 독보적 행보에서 자칫 객관성 상실의 덕담 수준의 비평 글이 아닐까 달리던 글 길에 제동이 걸리기도 한 집필 작업이었다.
수록 시인과 각 시인 10편씩의 선정 작품은 간행사 대표의 높은 안목에 따라 선정됐고, 텍스트성은 시인들 전체 성향인 리리시즘 제재 작들로 자연스럽게 취합되었다.
불행했던 우리 근대사의 흐름 속에서 그리고 일본 제국주의 침탈이라는 억압 속에서 한국 현대시사 100년의 3분의 1은 암흑기 정신 침탈까지 당했다. 그럼에도, 한국 현대시사의 걸출한 시인들(김소월·만해·미당·청마)에 의해 한국 현대시는 오늘날 한국문협 소속 시인들만도 7천명에 이른다. 한 달에 1편은커녕 일 년에 한두 편을 못 쓰는 시인도 부지기수다. 그만큼 우리 현대 시단은 척박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러니 새로운 시 정신의 상상력 창출이니, 시 창작방법의 모색이란 잡다한 구두선에 머물고 있는 현황이다.
이런 시단 현실에 날로 산업 사회 시 독자의 감소를 막는 길이야말로 창작, 보급 일선에서 끊임없이 심혈을 기울여 오는 문학 종합지 발간 보급과 문인들 창작집 발간 진흥사업이다. 그 일환이기도 한 본서의 이번 2016년 판<<한국 현대 대표 서정시선>>과 같은 출간은 수록 시인 군의 리리시즘이라는 포에틱스(poetics) 지향의 일차처럼 우리 한국인의 정서와 체질, 그리고 한국인의 정신사적 코어에 통하는 시 세계가 무엇인가를 모색, 구현하는 대담한 기획의 실현이다. 서정시는 그만큼 세계문학사적으로 이미 정평이 나있는 문학이다.
아무리 시가 멀티미디어 시대에 가려진 시대라지만, 그런 인접 예술의 내용적 정신 근원인 창조 상상력은 모든 예술의 근원인 포에지(시정신詩精神)에 있음을 우리는 잊어서는 한걸음도 앞서나갈 수 없다 하겠다.
이 책에 나로서도 훌륭한 시임을 전재해 초대한 수록 시인 여러분 앞에 금년 발표의 졸시<시선視線-봄>한 편을 인용해 보임으로써 이 기념비적 사화집 감상비평지 출간의 시인 여러분께 드리는 축시祝詩로 삼고자 한다.

개나리꽃 활짝 핀
女學校 쓰레기통에
노오란 개나리꽃 빛깔 콘돔,
청춘靑春의
환락 or
절망絶望.
모독처럼 시들지만 않았던들
아니, 어느 철부지 소녀가
입에 불고 놀았을
풍선놀이깜……콘돔.

2016. 6 이수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