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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세계사 일반
· ISBN : 9791186639658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17-11-1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정치인의 식탁엔 특별한 철학이 있다
1장 나폴레옹이 전투를 끝내고 먹었던 음식
2장 스탈린의 ‘캐비아 외교’
3장 희대의 살인광, 히틀러가 채식주의자?
4장 무솔리니의 샐러드와 식빵
5장 프랑코가 사랑한 파에야
6장 루스벨트의 ‘핫도그 외교’
7장 처칠의 ‘식탁 외교’
8장 드골, 치즈로 이겨낸 국가 위기
9장 맥아더 장군과 일본식 나폴리탄 스파게티
10장 진리를 추구한 채식주의자, 간디
11장 호찌민의 ‘주방과 혁명’
12장 ‘TV 디너’를 즐긴 아이젠하워
13장 프랑스 요리와 백악관(제퍼슨, 케네디, 닉슨)
14장 옹졸한 대통령의 천박한 식습관
15장 포드의 성품을 닮은 소박한 식탁
16장 지미 카터, 땅콩 농부의 본색
17장 레이건의 입맛까지 통제한 낸시 여사
18장 아버지 부시의 콜리플라워 소동
19장 클린턴, 아내에게 길들여진 ‘육식 마니아’
20장 백악관 요리사에 도전한 첼시 클린턴
21장 아들 부시의 식사 시간은 12분
22장 오바마의 ‘햄버거 외교’
23장 미셸 오바마가 애정하는 ‘캐럿 도그’
24장 ‘철의 여인’ 대처의 다이어트 식단
25장 윌리엄, 해리 왕자가 사랑한 요리
26장 다이애나, 식탁 위의 서민 왕비
27장 만델라, 식탁에서 민중의 역사를 기록하다
28장 리콴유, 내 생애 최고의 식사
29장 하벨, 얼그레이에서 자유를 맛보다
30장 아웅 산 수 치와 미얀마의 아침 식탁
31장 교황이 사랑한 피자
참고문헌
인명 찾기
리뷰
책속에서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 1889~1945)에겐 언제나 희대의 살인광이란 수식어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주범인데다가 유대인 대학살을 자행함으로써 수많은 선량한 사람들의 삶을 파괴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냉혈인간이라면 술과 고기를 즐기는 것은 물론, 날고기에 생피를 마셨다고 해도 믿을지 모른다. 그런데 조금은 실망스럽게도 이 희대의 살인광은 채식주의자였다.
어린 시절에는 고기를 먹었다는 기록도 심심찮게 나오는데 1937년 이후부터 독일의 각종 매체들은 앞 다투어 히틀러가 채식주의자이며 생명을 존중하고 동물을 사랑하는 인물이라고 선전하기 시작했다. 1937년 미국의 <뉴욕타임스>지에도 이런 보도가 등장했다. “히틀러는 육식은 물론 술도 하지 않으며, 그의 식탁 위에는 채소와 수프, 달걀, 물이 전부다.”
다음 날 아침, 그들은 함께 교외에 자리한 교회 주일 예배에 참석했다. 그리고 역사적인 ‘핫도그 외교’가 펼쳐진 야외 피크닉 장소로 향했다. 20세기 가장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피크닉 접대, 영국 왕실 앞에 미국인들의 가장 평범한 식사인 맥주와 핫도그가 등장한 것이다. 이 음식 대접을 두고 많은 사람이 미국이 영국 왕실에 무례를 범했으며, 심지어 모욕을 줬다는 반응까지 보였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루스벨트 대통령의 속내는 달랐다. 그는 미국 서민들에게 더없이 평범하고 친숙한 핫도그와 맥주를 영국 왕실의 최고 권위자가 거리낌 없이 먹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영국 왕실의 고고하고 도도한 이미지가 서민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바뀌기를 바랐다. 당시 영국은 독일과의 전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미국은 좋든 싫든 영국을 지원해야 했다. 따라서 유럽의 전쟁에 끼어드는 데 따른 국내의 반대 여론을 무마할 필요가 있었다.
넬슨 만델라는 1918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트란스케이 움타타에 있는 작은 마을, 음베조에서 태어났다. 이 지역의 대표적인 전통 음식은 ‘움포코코(umphokoqo)’와 ‘움응쿠쇼(umngqusho)’였다. 전자는 일종의 잡곡죽으로 요구르트를 섞어 먹으며 후자는 콩과 잡곡을 함께 끓인 콩 요리로 버터나 동물성 유지방과 섞어 먹는다. 만델라는 대통령이 된 후에도 여전히 이 두 음식을 즐겨 먹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전통 음식은 만델라의 입맛만 길들인 게 아니라 정서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만델라는 어린 시절 식사 때가 되면 그의 대가족과 오순도순 한데 모여 커다란 그릇에 담긴 잡곡죽이나 콩 요리를 함께 먹었다. 이러한 식사 방식과 그 속에서 전해지는 따뜻한 분위기는 어린 만델라에게 사람들과 어울리고 함께 나누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했다. 이때의 기억들이 성장한 후에도 다른 부족들과의 차이를 이해하고 나아가 인종주의까지 극복할 수 있었던 토대가 되었던 것은 아닐까? 성장 배경이 다른 사람을 친구로 사귀고 우애를 다지며 쌓은 경험들은 후에 그가 광범위한 정치적 동맹을 결성하는 밑거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