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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6748152
· 쪽수 : 300쪽
· 출판일 : 2015-10-23
책 소개
목차
어둠의 양보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마침내 천운이 그를 방문했다. 1997년 초겨울, IMF라는 괴물이 대한민국을 습격했다. 그는 천부적인 사냥꾼이었다. 사냥감을 쫓지 않고 매복할 수 있는, 인내심을 가진 고독한 사냥꾼. 그리고 마침내 결정적인 한 방으로 거대한 사냥감을 단번에 쓰러트릴 수 있는 뼛골 깊은 사냥꾼. 대부분의 재벌 기업이 망했던 그 시절, 그 빈틈을 김도술은 놓치지 않았다. 그 틈을 파고들어 광막한 빈자리를 순식간에 차지했다. 중앙정보부의 전설적 요원 김도술은 대한민국 경제계의 전설적인 인물이 되었다.
사악한 세상을 헤치고 살아남았고 그 사악한 세상을 마음껏 비웃고 마침내 그 사악한 세상에 승리할 운명의 정예 기업인 김도술 회장, 사악한 세상을 더욱 사악하게 만드는 일에 막 맛을 들인 정예 정보원 이기헌, 사악과 쾌락의 경계에서 어리둥절해하며 희희낙락하는 정예의 오입쟁이 겸 정예의 알코홀릭인 양희석과 한정수, 사악한 세상의 맛을 진하게 본 정예의 구조 조정 전문가 권준도 사장, 사악한 세상에 한 줄기 빛을 더해 그 사악의 농도를 묽게 만드는 정예 여급 빨간 립스틱과 하늘색 원피스.
거짓말 같은 일이 일어났다. 전라도 출신의 노회한 정치인이 대통령에 덜컥 당선되었다. 나라가 망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나라 경제가 순식간에 거덜 났고 장밋빛 미래를 꿈꾸던 평범한 이들이 길거리에 나앉았다. 국가 안위 시스템, 정확히 말하면 정권 유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덕분에 전라도 출신에 사형 선고를 받고도 살아난 늙은 정치인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거짓말 같았던 정권 교체와 함께 이기헌은 골방에서 햇빛 찬란한 양지로 뛰어나왔다. 양지에 나온 이기헌은 순식간에 저 높은 곳으로 날아올랐다.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속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