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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8703408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24-06-14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D-DAY 베다도, 라 아바나: 최후의 작전 // 1. 아바나끌럽 7 vs. 발터 PPK / 2. 애꾸눈의 카리브해 해적 / 3. 소비에트 양식의 엘리베이터 / 4. 최후의 임무
-D-2 아바나행 유나이티드 1308 // 5. 아바나의 꿈
-4개월 전 연희동, 서울 // 6. 작전의 시작 / 7. 아바나행 휴가계획서
-클린턴 스트리트, NYC // 8. 클린턴 스트리트의 가슴 죄는 발라드
-맨해튼, NYC: 아바나행 특별교육 // 9. 국정원 뉴욕 지부의 늙은 암살자들 / 10.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플래티늄 / 11. 더운 나라로 떠날 스파이
-올라 아바나 // 12. 라 아바나
-아바나 리브레 // 13. 아디오스, 아미고
-에필로그
-해설: 무거움과 가벼움의 접점 혹은 소실점
-서평: 낯선 길을 향한 문학적 망명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서준은 아파트로 향하는 작은 정원 앞에 설치된, 항상 열려 있는 간이 철문을 툭 밀면서 자신의 위치를 중얼거렸다.
‘나는 어디에 있는가?’
서준은 수도 없이 자문했다.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는 언제나 명확했다. 하지만 어디로 가는지, 또 어디쯤 왔는지는 도통 알 수 없었다. 생각하기도 싫었다. ‘어디로’와 ‘어디쯤’은 신분을 위장한 정보기관의 비밀공작 요원에게 도통 어울리지 않는 질문이었다.
남과 북의 관계는 완전히 망가져버린 상태였다. 그럴싸한, 때로는 엉터리 역정보를 흘리는 수십 년 전통의 휴민트들도 숨을 죽인 지 오래되었다.
하지만, 한 시대가 저물고 다른 시대가 떠오르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고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이제는 이름도 가물가물해진 그 망할 놈의 햇볕정책을 계승할 것이 분명한 차기 정부를 위해서, 차기 정부에서도 자리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조직의 고위층을 위해서, 평화로운 퇴직을 맞이해야 할 부장 자신을 위해서, 죽으라면 죽지 않고 죽이라면 죽여버리는 음지와 그늘 속의 비밀요원들을 위해서라도, 뭔가 새로운, 혁신적인 공작이 절실한 시점이었다.
대한민국 정부와 정식 외교 관계를 맺지 않은 나라. 대사관도 영사관도 설치되지 않은 나라. 무슨 짓을 하다 들통이 나도 책임질 일 없는 나라. 북한과 오랜 세월 동안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 여전히 사회주의를 붙들고 있는 나라. 쿠바 공화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