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1 그대에게 가는 길
바람이 남긴 자국
승객
산다는 것은
와룡선생
히말라야 독수리
신
물병 편지
우렁이
구속에 길들어
그림자놀이
봉정암
돌고 돌아 어디쯤
장마
숨을 쉬는
동탕회 프로그램
나무 그늘 아래
반칙

2 소야곡 한 소절
꽃무릇
서더리탕
답안지
색바람 스며들어
계당 홍매
조팝꽃
거문도 동백꽃
백도의 푸나무들
바다메꽃
갈퀴나물꽃
죽노골 해변
외딴 목섬
소야도
대이작도 풀등
실미도
겨울 양수리
조름도

3 바람이 바람도 없이 일어
시월에
호수공원 한 귀퉁이에
인숭무레기
배웅
1.21 사태 소나무
누렁이 부활하다
계단, 다시 오르려
격차
통쾌한 매질
불편한 진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셔틀콕
똥을 보다
땡!
욕망의 숲
청자 한 조각

4 귀 밝은 한 사람
비누조각
맵시가 다 뭐다냐
타란토라스 집시 댄서
코고무신
박태기나무
그녀의 밀짚모자
의부증
끄트머리에 서서
거짓말쟁이
계수나무
처서
화살이 꽂히다
그날
낙엽에게
흰소리
지구는 돌아갈까

| 해설 |
상실이 주고 간 눈부신 선물 141
- 이경림 (시인)

숲길

혼자만의 발자국이 길이 되겠나
네가 간 발자국 따라
나도 가고 그대도 가고 우리도 가자
그리하여
흔적이 오솔길이 되고
역사가 되고
모두가 함께 웃는 메아리가 되어
젖은 어깨 다독이는 숲길 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