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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91187192831
· 쪽수 : 436쪽
· 출판일 : 2018-03-14
책 소개
목차
엮는 말
단편소설
도시와 유령
노령근해
오리온과 능금
돈豚
산
분녀
들
인간산문人間散文
석류
메밀꽃 필 무렵
성찬聖餐
개살구
장미 병들다
해바라기
가을과 산양山羊
황제
향수
산협
콩트
누구의 죄
홍소哄笑
맥진驀進
수필
이등변삼각형의 경우
사랑하는 까닭에
인물 있는 가을 풍경
낙엽을 태우면서
낙랑다방기
첫 고료
이효석 연보
저자소개
책속에서
‘동정은 우월감의 반쪽’일는지 아닐는지는 모른다. 하나 나는 나도 모르는 동안에 주머니 속에 든 대로의 돈을 모두 움켜서 뚝 떨어지는 눈물과 같이 그의 손에 쥐어 주었다. 그러고는 아무 말 없이 부리나케 그 자리를 뛰어나왔다.
_ 도시와 유령
털몸을 근실근실 부딪치며 그의 곁을 궁싯궁싯 굼도는 씨돝은 미처 식이의 손이 떨어지기도 전에 화차(火車)와도 같이 말뚝 위를 엄습한다. 시뻘건 입이 욕심에 목메어서 풀무같이 요란히 울린다. 깔린 암돝은 목이 찢어져라 날카롭게 고함친다.
둘러선 좌중은 일제히 웃음소리를 멈추고 일시 농담조차 잊은 듯하였다.
_ 돈(豚)
어차피 기구하게 시작된 팔자였다. 명준이 때나 천수 때나 누구인 줄도 모르고 강박으로 몸을 맡겼다. 당초에는 몸을 뜯고 울고 하였으나 지금 와 보면 명준이나 천수나 만갑이까지도?다 같다. 기운도 욕심도 감동도 사내란 사내는 다 일반이다. 마치 코가 하나요 팔이 둘인 것같이 뛰어나지 못한 사내도 나은 사내도 없고 몸을 가지고만 아는 한정에서는 그 누구가 굳이 싫은 것도 무서운 것도 없다. 명준에게 준 몸을 만갑에게 못 줄 것 없고 만갑에게 허락한 것을 천수에게 거절할 것이 없다.
_ 분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