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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한국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87229049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16-09-12
책 소개
목차
스위치백 5
꿈꾸러 오세요 37
얼룩 74
마녀의 꽃 114
호텔 엑시트 146
물, 그림자의 힘 181
파르마코스 - 희생양의 조건 213
나를 지켜줘, 내가 원하는 것으로부터 245
작가의 말 262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것은 한쪽 발이 없는 비둘기였다. 무언가에 의해 똑, 발이 잘려나간 비둘기는 한 마리가 아니었다. 언젠가 아파트 단지 안의 음식물 쓰레기통 주변에서 한쪽 발이 없는 비둘기를 보고 놀랐는데 살펴보니 발 없는 비둘기가 많았다. ‘비둘기에게 먹 이 제공 금지’ 라는 경고가 나붙어 있는 단지 안에 비둘기 떼는 계절을 상관하지 않고 넘나들었다.
발이 잘려 젓가락보다 가는 발목으로 땅을 찍듯 걷는 비둘 기들은 무언가 감정을 자극하는 데가 있었다. 죽이고 싶다. 그 것도 가능한 잔혹하게.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해선은 발 없는 비둘기 떼가 송곳처럼 발목을 갈아 흉측한 소리와 함께 자신을 찌를 것만 같아 속으로 울었다.
“어서 오세요.”
해선은 환한 웃음으로 아이들을 맞았다. 속으로만 ‘저런 애 들은 대체 왜 하나같이 비슷하게 생긴 거지. 꼭 어디 길바닥에 서 굴러먹다 몰려온 것 같은 꼴이라니.’ 라면서 혀를 찼다. 주 눅이 들고 어리둥절해서인지 일고여덟의 아이들은 쭈뼛거리며 서 있었다. 어른들이 아이들을 하나씩 이끌어 자리에 앉혀야 했다. 해선이 미리 준비해둔 쿠키 쟁반과 달콤한 초콜릿 차를 아이들 앞에 내왔다.
“잘 왔어요. 우선 이것부터 먹어요.”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는 아이들의 손에 일일이 쿠키를 쥐어 주었다. 요즘 아이들에게서는 보기 드문 표정이었다. 심지어 아 이들은 눈치껏 얌전히 굴 줄도 알았다. 저희들끼리 눈치를 주고 받으며 누가 먼저 쿠키를 입속으로 넣을 건지 재고 있었다.
그것을 알아차린 해선은 한숨을 쉬었다. 불쌍한 아이들이지 않은가. 해선은 밑바닥에서 뒹굴던 아이들을 세련되고 우아한 몽상 안으로 불러들인 스스로가 자랑스러웠다. 오늘 하루만이 라도 저 아이들이 자신이 갖거나 갖지 못한 모든 걸 잊고 달콤 한 쿠키 냄새를 맡으며 따뜻한 위로를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진심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