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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7292265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16-08-05
책 소개
목차
그건 내게도 아픔이었어
조짐은 그렇게 소리 없이 온다
앞으로 내 인생에 끼어들지 마
사랑보다는 우정
인생 정말 아름답지 아니한가
보고 싶으면 달려가면 그만인 것을
지금껏 살아줘서 참 고맙다
삶이라는 리듬을 타고
인생, 심심할 겨를이 없구나
너에게 가는 길
괜찮아, 그럴 수 있어
약속하지 말고 그냥 가
그렇게 그녀는 떠났다
복수의 칼날을 갈며
누구에게나 만만찮은 게 인생
반드시 행복하기
꼰대는 외로워
진실한 이야기
길들여진다는 것
그냥 친구처럼 살다 가면 좋을 건데
네 엄마한테 잘해, 년아
맘은 안 늙을 줄 알았는데…
과연 우리는 모여 살 수 있을까?
모르고 지은 죄, 천 가지 만 가지
그녀의 밤 외출
엄마… 나 좀 무서워
우리 모두의 엄마를 위하여!
석균의 된장국
엄마 인생에도 사랑이
희자 그거 불쌍해서 어떡하니
인생, 아끼다 엿 됐다
그녀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끝까지 엄마답게, 끝까지 투사처럼
넌 왜 맨날 사는 게 힘드니?
지금부터 엄마 딸 말고, 친구 하자
지금처럼 혼자 살 수 있어
우리는 눈물 흘릴 자격도 없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
이제야 좀 위로가 된다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일
우리 자식들의 잘못은 단 하나
이젠 울어도 돼
사랑도 별거 아니네
둘 사랑이 깊고 예쁘더라
이제 정말 그건 꿈이네
우리들의 러브 스토리
인생이란 얼마나 잔인한가
자유롭게 길 위를 달리다
에필로그
리뷰
책속에서
엄마는 나를 진정시키려 애썼다.
“내가 연하랑 헤어진 건 다 엄마 탓이야! 내가 이렇게 된 건 다 엄마 탓이야! 다 엄마 탓이야! 다! 다!”
나는 처절하게 울부짖었다. 그러나 내가 정말 이해가 안 되고 끔찍해하는 사람은 엄마가 아닌 바로 나 자신이었다. 나는 떨어져나간 퍼즐을 맞추듯 기억의 한 조각을 떠올렸다. 그날 엄마는 약 탄 요구르트를 먼저 마신 뒤 내가 따라 마시려 하자, 차마 못할 짓이다 싶었는지 요구르트 병을 손으로 쳐 엎어버렸다. 그때 멀리서 아빠가 내 이름을 부르며 달려왔다. 나는 구원자를 만난 듯 안도하며 아빠에게 달려갔다. 넋이 나가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엄마를 버려두고. 내가 아빠 품에 안기는 순간 엄마는 검붉은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비열하고 비겁한 박완. 너는 왜 삼십 년 동안 묻어둔 그 얘길 이제야 이렇게 미친년처럼 터트리는 건데? 정말 그때 그 일이 네 평생의 한이었다고? 그때 그럴 수밖에 없었던 엄마를 단 한순간도 이해한 적이 없다고? 아니. 너는 알고 있어. 그때 엄마가 잘한 짓은 아니어도 그럴 만했던 걸. 너는 그때도 엄마를 이해했고, 지금도 엄마를 이해해. 근데 왜 너는 지금 엄마를 이렇게 원망하는 건데?’
“너 똑똑히 들어! 난 이제부터 엄마가 뭐라고 하든 너한테 올 거야. 여기 올 때 이미 그러기로 결정했으니까. 그리고 난 더는 너를 휴대폰이나 노트북 동영상으로 보기 싫어. 그리고 내가 다시 올 때 넌 지금보다 훨씬, 훨씬 더 열심히 살아야 돼! 상체 운동도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하고, 하체 운동도 지금처럼 내버려두지 말고 꼭, 해야 돼.”
연하는 나의 기대가 서글펐는지 눈물을 글썽이며 단호하게 외친다.
“지금도 충분해!”
“더 해야지! 나랑 살려면! 우리 삼촌은 칠 년을 누워 있다가 걸었어. 한쪽 다릴 끌지만 걷는다고. 너도 해야지, 그렇게. 나랑 살 건데.”
“난… 안 되는 케이스야.”
내게 헛된 희망을 심어주지 않으려는 연하의 마음이 아프게 밀려왔지만 나는 지지 않고 밀어붙인다.
“안 돼도 해. 되는 것만 어떻게 하면서 살아. 안 돼도 해. 적어도, 내가 장애인은 절대 안 된다는 엄마한테… 세상에 나 하나밖에 없는 엄마한테 널 선택한 이유에 대해 당당히 말할 수 있게! 엄마, 연하는 포기를 몰라요, 세상 누구보다 강해요! 그렇게 당당히 말할 수 있게.”
희자는 걷고 또 걸었다. 어느새 깨어난 아기가 칭얼거린다. 아기 몸은 불덩어리처럼 뜨겁고 밤새 경기를 일으켜 울다 까무러치기를 반복한다. 그녀는 어쩔 줄 몰라 발을 동동거린다. 밤이 깊어 읍내에 있는 병원에도 갈 수 없다. 남편은 출장 중이고, 정아는 힘들어 못 온단다.
동이 트지도 않았지만 속수무책 바라볼 수만 없어서 아기를 둘러업고 계속 걸었다. 가로수 길이 끝없이 보인다. 칭얼거리던 아기 몸이 순간 축 늘어진다. 새근거리는 아기의 숨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너무 무섭다.
희자는 동이 트기 시작한 가로수 길을 걸으며 자장가를 부른다. 등 뒤에 느껴지는 아기의 몸이 뻣뻣하다. 희자는 엉엉 울며 자장가를 부른다.
“둥게 둥게 둥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