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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7413073
· 쪽수 : 206쪽
· 출판일 : 2016-11-15
책 소개
목차
목성의 달
류, 혹은 조류 카니발리즘
구아노의 밤
틴트
씨트랙을 맴돌다
타임캡슐에 이르는 길
숫자 3에서 0으로
양력(揚力) 키우기
털
● 해설 | ‘다르게 말하기’를 위하여/ 정홍수
● 작가의 말 | 슬픔의 연원을 찾아가는 마음의 행로
저자소개
책속에서
모래알이 아직 눈자위에서 서걱거렸다. 얼마나 많은 눈물샘을 퍼 올려야 흙먼지가 바깥으로 나올지 몰랐다. 목성의 지표면을 얼마나 더 파고 들어가야 그 끝에 닿을지 모르는 것처럼 눈물샘의 깊이는 알 수 없다. 나는 겉옷 안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가느다란 금속제 부싯돌이 손에 만져졌다. 융희 말마따나 부싯돌을 부적으로 생각하는 것일까. 눈알이 따끔거리고 눈을 뜰 수가 없어서 나는 앉기에 불편하지 않은 바위로 갔다. 세진에게 융희가 하는 말이 귀에 걸린다.
“세진! 난 말이지, 반짝이는 보석으로 바뀌고 싶어. 메모리얼 다이아몬드…….”
“무슨 뜻이지?”
“인간의 몸은 약 18퍼센트가 탄소로 이뤄져 있는 거 알지? 화장이 끝나고 나면 2퍼센트 정도 남은 탄소로 흑연을 만들어. 그리고 높은 열과 압력을 가해서 다이아몬드로 만드는 거지. 흑연과 다이아몬드, 두 물질이 다른 이유는 탄소의 배열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가능해. 이 뼈다귀암석처럼 그 일부가 되는 거겠지?” “원소에 대해 너무 잘 아는 것도 탈이네.” 세진은 시큰둥하게 말을 맺었다.
“부싯돌을 몸에 지니고 다니는 캡틴이나, 메모리얼 다이아몬드로 자신을 기억하려는 융희나 내가 보기에는 다 똑같아. 보이저호가 천 년, 삼만 년, 육억 년 텅 빈 우주를 항해한다니 언젠가 만나게 되겠지. 텅 빈 공간을 떠돌다 2년에 한 번 내행성들이 태양을 중심으로 가까워진다잖아. 이오, 유로파. 아냐. 내가 이름 붙인 칼리스토, 바로 여기서 만나는 거야.” 세진은 자못 진지했다. 그리고 자신이 명명한 뼈다귀 모양의 칼리스토 앞으로 가서 포즈를 취했다. 스마트폰을 주로 촬영용으로 쓰는 융희가 이다산에서 한 것처럼 세진의 사진을 찍는다.
흙먼지가 언제나 나오려는지 눈물샘에서는 아직도 눈물을 퍼 나르고 있었다.
― 「목성의 달」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