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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빌라

인정빌라

김봄 (지은이)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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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빌라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인정빌라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7448676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25-12-12

책 소개

2016년 ‘소년 범죄자들’의 일상을 생생하게 담아낸 첫 소설집 『아오리를 먹는 오후』를 통해 그만의 핍진하고 입체적인 작품 세계를 평단에 각인시킨 소설가 김봄이 8년 만에 연작소설집 『인정빌라』를 펴낸다. 『인정빌라』는 서울시 사당동을 배경 삼은 ‘인정빌라’를 중심으로,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연작소설 형태로 엮어 낸 소설집이다.

목차

짝 7
끝말잇기 49
분홍 코끼리 93
개와 당신의 이야기 137
아는 사람의 장례식 181
새들도 멀미를 한다 225
대문 없는 집 265
우리에게는 적당한 말이 없어 307
핑퐁 351

작가의 말 387
작품 해설-정홍수 390
추천의 글-진달래 414

저자소개

김봄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11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에 단편소설 「내 이름은 나나」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아오리를 먹는 오후』, 산문집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너, 뭐 먹고 살쪘니?』 『우파 아버지를 부탁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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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며칠 비가 왔고, 또 며칠은 바싹 마른 날이 이어졌다. 장마철 무거운 공기 속에서 톡 쏘는 냄새는 배양이 된 듯 더욱 강렬해졌고 건조한 날이 이어지자 사방으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 건물 골조 사이에 묻혀 있는 하수 배관을 타고 부패한 단백질 냄새가 온 세대를 돌고 돌았다. 물은 흘러 내려갔지만 냄새는 허공을 꽉 채운 채 제 위력을 과시했다. 이제 세입자들은 그 냄새를 참아 낼 수가 없을 지경이 되고 말았다.
―「끝말잇기」에서


집 안이 너무 적막했다 메리가 움직이면서 방바닥이 긁히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꺄옹꺄옹 하는 애교 섞인 우는 소리도 더 이상 없었다. 진국은 전혀 다른 공간에 와 있는 기분이 들었다.
텔레비전을 틀어 놓고 멍하니 시간을 보내다 진국은 휴대전화를 들고 연락처를 뒤졌다. 진국이 제일 먼저 전화를 건 사람은 안산에서 빌라를 지어 팔 때 분양을 맡았던 상록이었다. 두 번 정도 벨이 울리는가 싶더니 뚜뚜 소리와 함께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다음으로 진국은 자신이 짓는 발라마다 감리를 맡아 처리해 줬던 영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그 역시 연결음 없이 뚜뚜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진국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분홍 코끼리」에서


우리는 아버지가 옮겨 갈 병원을 찾는 일부터 병원비 지불 문제, 간병인을 구하거나 휴무일에 교대를 해 주는 문제까지 사사건건 부딪쳤다. 누구도 손해 보지 않고 공평하게 일과 비용을 나누려고 했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공평해지지 않았다. 서로 뭘 그리 잘했느냐고 다투다가, 네가 사람이냐를 따지다가, 세상 둘도 없이 몰염치하고 인정머리 없는 새끼라고 언성을 높였다. 우리가 주고받는 얕은 말들은 점점 더 강도가 높아졌다. 저 새끼 내가 죽이고 나도 죽고 말지, 싶은 충동이 손끝에서 떠나지 않아 주먹을 쥐고 부르르 떨었던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개와 당신의 이야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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