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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7756316
· 쪽수 : 136쪽
· 출판일 : 2018-11-3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빚다 - 11
마루 밑에서 보낸 한 철 -12
줄넘기 - 14
쿠크다스 - 15
뼈아픈 후회 - 16
조조(早朝) - 18
걸레질 - 20
포르노를 보고 숨이 멎는 것은 - 21
내 고장 칠월 - 22
밀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 24
골목에는 냄새가 살지 - 25
편식하는 고양이 - 26
두근거리는 북쪽 - 27
숟가락을 기다리는 입술처럼 - 28
칼의 노래 - 30
고추잠자리 - 32
개와 나 - 34
주먹이 우는데 - 36
흑백사진 - 38
전야 - 40
Vandal - 42
당신이 입을 다물었을 때 - 44
초승달 - 45
제2부
매일매일 김 씨 - 49
레비아단 - 50
핫, 도그들 - 52
네 이름은 뭐니? - 54
낭만에 대해 - 56
유지매미가 우는 3분 동안 - 57
우울증이 필요해 - 58
합평회 - 59
릴케가 어때서? - 60
백설공주와 짧은 다리의 사내들과 - 61
오전엔 그쳐요 - 62
나는야 꼬리 - 64
오늘의 일진 - 66
그믐달은 왜? - 73
생일 - 74
수배자들 - 76
회전목마는 암수가 따로 없어 - 78
어제들의 도시 - 79
한 송이 개불알꽃을 피우기 위해 - 80
고인돌 식탁 - 82
즐거운 동지 - 84
제3부
최초의 장례 - 89
매드 맥스 - 90
어제의 냄새 - 92
도루 - 94
우리가 시라고 부르는 저것은 - 96
검은 마트료시카 - 98
뜨거운 새 - 99
고운이치과 - 100
평생 학습 - 102
우는 비 - 104
발목을 꺾다 - 105
노랑새 - 106
문틈으로 들어오네 - 108
자동문 - 109
고흐는 어떻게 알았을까 - 110
발톱을 깎으며 - 112
월식 - 114
마이다스 - 115
정면 - 116
칠점무당벌레가 ? 117
해설
김춘식 일개의 영혼, 부조리한 비애 - 118
저자소개
책속에서
마루 밑에서 보낸 한 철
모든 것들은 그 위에 있었다
주인도 손님도 도둑도
예수도 부처도 생선 대가리도
나만 그 아래 있었다
거기서 먹고 자고 싸고
가끔 짖거나 짖지 않거나
뼈다귀를 던져 주면 뼈다귀를
똥을 던져 주면 똥을 욕을 던져 주면 욕을
주는 대로 물고 왔다
모든 것은 그 아래로 물고 와서야
비로소 내 것이었다
심지어 나 자신조차도
그곳은 지상이었지만 하늘이 없었고
하늘이 없어서 죄가 없었다
내 몸은 허기의 힘으로 굵어져서
우그러진 밥그릇처럼 투명해졌을 때
그곳에서 끌려 나와 매달렸다
그들의 십자가에 대롱대롱
뼈다귀와 함께 악다구니와 함께 *
두근거리는 북쪽
다시 머리를 북쪽으로 향한 채 달아나는 잠을 붙잡았다 거기는 망자의 방향이라고 아내는 말렸지만 이미 북서쪽을 한참 지나온 내 나이에 두려운 방향이란 없다 아니다 두렵지 않은 방향이란 없다 세 번째와 네 번째 갈비뼈 사이에서 북두칠성이 엎질러진다 그 바람에 갈비뼈를 헛디딘 새들이 놀라서 새벽을 깨운다 새벽은 늘 헛디딘 자들의 악몽으로 부산하다 헛디디지 않기 위해 제 발목을 자르는 초저녁도 있다지만 발목은 자른다고 없어지는 게 아니다 발목은 발목이라고 믿는 거기서부터 발목이니까 발목이 없어서 기울어진 자들은 믿음이 부족한 자들, 무릇 믿지 않는 자들의 잠은 얇은 법, 얇디얇은 잠을 덮고 조심조심 왼쪽으로 돌아눕는다 심장에 짓눌린 새들이 두근거린다 그 바람에 간신히 붙잡은 잠을 놓쳐 버린다 잠은 더욱더 북쪽으로 달아난다 저기서 조금만 더 들어가면 다시는 깨지 않아도 된다는 거기, 갑자기 새벽이 더 심하게 두근거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