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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7756705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0-06-3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슬프다고 말하기 전에 – 11
라틴처럼 – 13
해삼위(海參崴) - 14
말들의 묘지 – 16
저수지와 케이크 – 18
어둠에 밑줄 – 20
천지학자 – 22
라탄 코스터 – 24
그리고 유턴 – 26
빈 의자 – 28
이끼 – 30
망원 – 32
추(錘) - 35
제2부
압화 – 39
사이클로이드 – 42
분수의 습관 – 44
날짜변경선 – 46
월식 – 48
이별은 미분 – 50
시간의 정오(正誤) - 52
다솔(多率) - 54
오늘의 작법 – 56
얼음의 뼈 – 58
남방계 – 60
연안파 – 62
무서록 – 64
카이로스 – 65
제3부
성변측후 단자(星變測候 單子) 1 – 69
성변측후 단자(星變測候 單子) 2 – 73
성변측후 단자(星變測候 單子) 3 – 77
성변측후 단자(星變測候 單子) 4 – 80
빛의 기원 – 82
串 - 84
바람의 별단 – 86
산해관 – 88
방상시 – 90
오늘의 독경 – 91
달의 비등점 – 92
숲 이후의 숲 – 94
하얀 소리 – 96
세한도(歲旱圖) - 98
제4부
태몽 – 103
안내 데스크 – 104
참(站) - 106
심인성 – 108
역치 – 110
열역학법칙 – 112
목요일 – 114
아버지 찾기 – 115
산딸나무 이유식 – 116
그늘에는 물고기 – 118
스위치 – 120
건강검진 – 121
초록색 앵무새를 찾습니다 – 122
인공호흡 – 124
신의 사슬 – 126
해설 김영범 아뜩한 하늘, 아득한 대지 - 128
저자소개
책속에서
슬프다고 말하기 전에
세상의 모든 종말은 내 처음의 것.
말이 늦다. 유음은 배워 두고 받침은 잃어버린다. 문자의 유전자는 사라지지 않고 심장 아래 잘 끼워진다.
아직이거나 이미였던 것들에 달린 열성의 꼬리표.
날이 차면 산이 밝아진다. 코끼리 뼈를 상처 없이 도려내고 한 줌 모래알을 쥐고 단풍잎에 한 손을 올린다. 배경이 사라지고 창살만 남는다. 손가락을 벌린다. 느리게 감옥은 커진다.
칸막이 하나다. 밤이 무덤을 열어 문에 들어앉는다. 지키지 못한 임종을 옷걸이에 걸어 두고 턱을 성호의 방향대로 긋는다. 신음은 낮고 치명적으로.
둥지에서 죽지 못한 아기 새에게. 부디. 산 자의 놀음. 죽은 자의 기도. 뒤로 돌아 걸으며.
세상의 모든 탄생은 나 다음의 일. ***
사이클로이드
지나간 계절은
잇바디에
검은 호두를 굴리며 산다
아침을 박차고 나가는 침대에 남은 어둠과
마르지 않은 이슬과
달리는 원들이 가르는 신호
나는 시작되고 싶지 않아
가속이 시작된 별자리를 향해
쏘아 올린 말은
누구의 우주에 매달리고 있나, 휘고 있나, 달리고 있나
오래 중심을 지킨
바큇살처럼
첨점(尖點)의 고리를 따라
너를 닮아
홀로 무너지는 일
마음을 세운다는 것과
마음의 지분을 계산한다는 법
초원을 헤엄치는
비린 바람의 비늘을 말린다
두 팔을 벌려 알을 털어 내듯
파편들 부스러기들
뿔뿔이 흩어지고
산산조각 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