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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7847229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25-09-01
책 소개
목차
1장 AI 캐릭터 비서 루리
2장 오렌지 카페
3장 신기한 영상통화
4장 라파에루의 제안
5장 세 가지 아이템
6장 크리스마스의 기적
책속에서
“네? 정말이요? 정말 살릴 수 있어요? 어떻게요?”
“엘 샤다이 님은 사람의 병을 고칠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습니다. 다만, 사람마다 살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죽어가는 사람을 무조건 살리지는 못해요. 대신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희생이 필요합니다.”
예린은 라파에루의 말에 모든 신경을 쏟고 있었다. 준규를 살릴 수 있다니…… 준규를 살릴 수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감수하고 싶었다.
“그러면…… 저의 희생이 필요한 건가요?”
“어쩌면 희생이라고 할 수도 있겠죠.”
“제가 어떻게 하면 되나요?”
“흠…….”
라파에루는 갑자기 심각한 얼굴로 잠시 말을 멈추었다.
“준규 님의 기억에서 예린 님이 잊혀져도 괜찮은가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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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린은 라파에루의 말을 이해할 수 없어서 대답하지 못하고 있었다. 라파에루가 다시 말했다.
“예린 님의 희생은 준규 님의 기억에서 잊혀지는 겁니다. 그래도 상관없다면 준규 님의 병은 완치되고, 두 분께 한 달의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한 달…… 이요?”
“네. 한 달째 되는 자정이 되면 준규 님은 예린 님의 존재를 기억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도 괜찮으시겠어요?”
예린은 라파에루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고작 한 달 동안 준규와 만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게다가 준규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지워진다는 것은 상상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예린의 소원은 준규를 단 한 번만이라도 만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어떻게 해서든지 준규를 살리고 싶어. 살릴 수만 있다면 다른 것은 중요하지 않아.’
민진은 유튜브의 요리 채널과 다이어트 채널을 보면서 폭식을 억제하고 다이어트를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을 찾아보았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노력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부정적인 생각 또한 계속 민진을 사로잡았다.
‘그런 허접한 배지 하나를 달고 있다고 해서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 너의 자존감이 회복될 것 같아? 넌 절대로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없어. 결국 너 스스로 삶을 포기하게 될 거야.’
그런 목소리가 자꾸 귓가에 맴도는 것 같았다. 그러나, 민진은 애써 그런 생각을 떨쳐버리려고 마음을 다잡곤 했다.
‘내가 삶을 포기하면 패배자가 되는 거야. 그리고, 부모님 마음에 못을 박는 거야. 우울증을 이겨내고 멋지게 살 거야. 그게 나를 배신한 윤지훈에게 복수하는 길이야.’
민진은 처방받은 약도 꾸준히 먹고, 식사량을 줄이면서 몸에 좋으면서 살이 찌지 않는 음식을 먹으려고 노력했다. 인터넷 의류 쇼핑몰 일도 적극적으로 하는 한편, 창고 같았던 방을 깨끗하게 정리했다. 밤마다 자신에게 긍정적인 말로 주문을 걸었다.
‘나는 반드시 이겨낼 수 있어. 난 괴롭지도 않고 죽고 싶지도 않아. 반드시 행복해질 거야.’
그러던 어느 날 밤, 민진은 벽 쪽에 걸어 놓은 외투에 달려있는 네잎클로버 모양의 포지티브 배지에서 빛이 나는 것을 발견했다.
‘어? 배지에서 왜 빛이 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