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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사 일반
· ISBN : 9791187890522
· 쪽수 : 296쪽
책 소개
목차
한국어판 서문
서론 민족주의와 젠더의 시선으로 본 한국사
1부 근대 정체성
· 1장 남성성의 회복: 신채호
· 2장 감정의 탐구: 이광수
2부 여성
· 3장 국가에 대한 사랑의 기호
· 4장 현모양처, 애국부인
3부 남성
· 5장 박정희와 농업의 역군들
· 6장 학생들, 그리고 역사의 구원
· 7장 기념비적 역사
에필로그 김대중의 승리
감사의 말│옮긴이의 말│참고 문헌│사진 출처│찾아보기
리뷰
책속에서
이 책은 한국의 역사, 젠더, 민족주의의 관계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근대 자본주의 세계체제가 부상하고 그와 연동하여 국가가 등장하면서, 한국인이 자신을 젠더적 존재로 인식하는 방식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조명한다. 19세기 말에 이르러 국가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형식의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이 더불어 탄생했고, 민족주의의 창조적이고 변혁적인 힘이 곧 새로운 젠더 주체성을 생산하는 원동력이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적인 주장이다.
신채호는 박은식, 장지연과 같은 민족주의 학자와 더불어 한국사에서 전쟁 영웅이 담당했던 역할을 ‘재발견’하기 시작했다. 군사 영웅을 한국사의 핵심 행위자로 재평가하면서, 조선 시대 문신과 무신의 전통적 관계도 새롭게 해석되었다. 조선 사회에서는 줄곧 문신과 무신 사이에 긴장이 감돌았지만, 신채호는 다른 그 어떤 민족주의 작가보다도 이 긴장을 한층 더 깊이 활용하여 양반을 통렬하게 공격했다. 그에 따르면 양반은 “국혼이 결여된” 존재였다. 다시 말해 영웅 재발견 기획은, 한국의 “노예적 문화 사상”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군사 국가의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작업과 밀접하게 연결되었다. 그는 호전적이고 충성스럽고 용맹한 군사 영웅의 이름으로 약해진 국가를 강건하게 키워, 생존경쟁에서 확실히 살아남을 수 있게 만들고자 했다.
근대 초기의 한국 작가들이 정치적 담론에서 여성의 새로운 범주를 활용하는 방식은 대부분 한국의 대표적인 문학작품에 등장하는 여성에 대한 전통적 서사 구성을 따르는 경향을 보였다. 전통적 여주인공은 남편에 대한 고결한 절개로 존경받았지만, 이제 그 절개는 식민지가 된 국가와 민족을 향한 것으로 옮겨갔다. 한국에서 국가라는 개념이 제기될 때, 한국의 가부장적 친족 내에서 여성이 담당하던 전통적 역할을 포함한 공동체적 상상은 거의 배제되지 않았다. 새로운 문명을 수용하고 과거와 투쟁하는 과정에서도 결코 전통적 절개를 완전히 버리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 절개를 새로운 애정의 대상(국가)을 향해 고스란히 전환하여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