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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91188167043
· 쪽수 : 473쪽
· 출판일 : 2017-06-12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형사가 된 지 벌써 7년이 지났지만 헨리크는 시체가 공개될 때면 담담한 표정을 짓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했다. 그와는 정반대로 야나는 아무렇지 않은 듯했다. 아무 감정도 드러나지 않는 그녀의 얼굴을 보며, 헨리크는 도대체 얼마나 더한 것을 봐야 그녀가 반응할지 궁금해졌다. 야나는 빠져버린 이빨, 뽑힌 눈알, 잘려나간 손가락과 손 같은 걸 봐도 아무렇지 않아 했다. 맞아서 으깨진 혀, 3도 화상도 마찬가지였다. 헨리크는 이런 것들을 야나와 함께 목격한 적이 있어서 잘 알고 있었다. 당시 그가 못 참고 토해버린 반면, 야나는 어떤 동요도 없었다.
야나의 표정은 정말이지 극도로 제한적이었다. 그녀는 결코 고민하지도, 단호하지도 않았다. 그 어떤 감정도 잘 드러내지 않았다. 거의 웃지 않았으며 혹여 입가에 미소를 띤다 해도 미소라기보다는 하나의 선 같았다. 억지로 그은 선.
헨리크는 그런 야나의 성격과 외모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긴 어두운 색 머리카락과 커다란 갈색 눈은 따뜻한 분위기를 풍겼으니까. 아마 그녀는 타인의 존중을 받기 위해 자신의 전문적인 면만 보여주는지도 모른다. _4장
“어디 보자… 이제 보여드리려 했던 겁니다.”
비외른은 소년의 머리를 한쪽으로 돌려 뒷목이 잘 보이게 한 뒤 지점을 가리켰다.
야나는 소년의 살에 새겨진 글자들을 보았다. 마치 끝이 무딘 도구로 새긴 듯 고르지 않은 모양. 그 글자들이 하나의 이름을 이룬다는 걸 깨닫는 순간, 발밑의 땅이 마구 진동하는 기분이었다. 그녀는 쓰러지지 않으려 양손으로 부검대 테두리를 붙들었다.
“괜찮으세요?” 헨리크가 말했다.
“네, 괜찮아요.” 야나는 그 글자들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거짓말을 했다.
그녀는 그 이름을 다시 읽어보았다. 다시. 또다시.
타나토스(Thanatos).
죽음의 신. _19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