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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문화/역사기행 > 한국 문화/역사기행
· ISBN : 9791188292868
· 쪽수 : 296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 깊은 산속 암자에서 만난 인연들
의상의 자취가 깃든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암자
◆영산암, 경북 안동시 서후면 천등산
나라 안에 가장 오래된 건물
지금은 요사채로 쓰이는 고금당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포은 정몽주가 공부한 절
백제 무왕의 전설이 깃든 미륵신앙
◆사자암, 전북 익산시 금마면 미륵산
왕궁에는 5층석탑만 남고
미륵산 남쪽에는 사자암이
석불사에는 연동리 석불좌상이
벼랑끝에 자리한 원효와 의상의 전설을 담은 산사
◆정취암, 경남 산청군 신등면 정수산
쇠못을 쓰지 않고 지은 대웅전
새신바위에 글씨는 보이지 않고
진달래꽃이 아름다운 산
번거로운 마음을 씻어내는 해탈의 바다
◆금강암, 전남 순천시 낙안면 금전산
의상대에서 바라보는 빼어난 낙안 벌판
금전비구에서 유래된 금전산
통일신라 때 선풍을 떨쳤던 금둔사
도인들이 숲처럼 모여들었던 곡성의 도량처
◆길상암, 전남 곡성군 곡성읍 동악산
요사채 툇마루에 앉아서
16아라한들의 거처 길상암
곡성의 진산 동악산
그림 같은 남해를 바라보는 미륵
◆도솔암, 경남 통영시 미륵산
미륵산에는 미륵불이 살고
가야총림의 피난처였던 도솔암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모두가 인연에 의해서 존재하고
마애불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불심이 깃든 곳
◆골굴암, 경북 경주시 양북면 함월산
세계 유일의 수중릉
단풍이 손짓하는 산행길
달을 머금었다가 토하다
잠시 개었다가 다시 비오고(시晴시雨)
백제 초의선사의 숨결이 서려있는 암자
◆청련암, 전북 부안군 진서면 능가산
부안삼절 중의 하나인 이매창
바람결에 우수수 나뭇잎이 떨어지고
큰 산이 첩첩이 쌓이고
내소사 전나무 숲길을 걸어가면
가물가물한 그 아름다운 문살
찬란한 해돋이와 영취산 흥국사를 찾아서
◆향일암, 전남 여수시 돌산읍 금오산
진남관을 바라보며 회상에 젖는다
봄의 진달래가 아름다운 영취산
찔레순이 피어나는 원통전 마루에 앉아
통일로 가는 길목엔 용미리 석불만 남아 있고
◆도솔암,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고령산
됫박고개 너머에 보광사가
게 눈 속에는 연꽃이 없다
영험이 있는 용미리 석불
정상에는 오를 수 없다
지장보살의 영험이 깃든 민중의 사찰
◆도솔암, 전북 고창군 아산면 선운산
모양성에는 여름햇살만 남아 있고
일몰이 아름다운 선운산 낙조대
미륵비결이 숨어 있는 마애여래불
복분자술이 한국의 대표주
삼천여 명의 스님이 머물렀다는 선운사
연기·원효·도선·진각국사가 수도한 전통 암자
◆사성암, 전남 구례군 문척면 오산
세월을 기다리지만
금자라 형국인 오산
구름은 바람 속에 흘러서 가고
부도 중의 부도인 동 부도
남해에 숨겨놓은 해수관음보살상의 불심도량
◆보리암, 경남 남해군 상주면 금산
남해 금산 보리암에 아침햇살은 빛나고
비단산이란 별칭을 가진 남해 금산
편백나무 숲 무성한 아름다운 전통 암자
◆백련암, 충남 공주시 사곡면 태화산
마곡사 가는 길에서 길을 떠올리며
만인들이 구할 산 무성산에 올라
봄 마곡사, 가을 갑사라는데
김구선생이 숨어 지낸 절
신라부터 이어온 실상산파의 수행처
◆백장암, 전북 남원시 산내면 지리산
실상사, 신라 최초의 구산선문
백장암, 약수암, 신라고대의 수행처
기도발이 잘받는 추월산의 암자
◆보리암, 전남 담양군 용면 추월산
보리암 정상에서 본 평화로운 세상
기도발이 잘 받는 수도처, 보리암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있는 금성산성과 보국사
다섯 보살이 머문다는 오대산의 암자
◆중대 사자암,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
청량선원淸凉禪院에서 달마실을 하며
단풍으로 곱게 물든 적멸보궁
다섯 보살이 머문다는 오대산 신앙
적멸보궁이 있는 상원사
신라 풍수지리의 명당터
◆수도암, 경북 김천시 증산면 수도산
청암사, 소나무와 전나무로 둘러싸인 한 폭의 그림
수도암은 어디에 있는가?
풍수지리의 명당, 수도암터
주왕이 흘린 피는 수진달래 되어 피어나고
◆주왕암, 경북 청송군 주왕산면 주왕산
가장 작은 면적의 주왕산 국립공원
빼어난 아름다움이 있는 주왕산
주왕의 전설이 서린 주왕굴
비슬산 깊은 곳에 전통 수도도량으로 남은 곳
◆도성암, 대구시 달성군 유가읍 비슬산
억새꽃 만발하 비슬산 가는 길
암괴류를 지나 대견사터를 찾아서
비슬산은 왜 비슬산이 되었나?
신라 천년고찰 유가사
『삼국유사三國遺事』가 쓰인 인각사 옆 산속 암자
◆거조암, 경북 영천시 청통면 팔공산
거조암에는 오백나한이
길이란 만드는 것이다
오늘이 오늘이소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깊은 산속 암자에서 만난 인연들
세상을 잠시 벗어나 가고 싶은 곳, 가서 천 가지, 만 가지로 흩어지는 마음 내려놓고 쉬고 싶은 곳이 저마다 있을 것이다. 내게는 그런 곳이 암자다.
그때마다 여정을 잡았고 암자를 찾았다. 그때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로 갔는가? 사람의 인연이란 시절 인연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차를 마시는 방 위태롭기가 나뭇잎 같고, 작은 초가집에는 싸리문도 없다”던 옛날의 일지암을 떠올리며 눈을 들러 방을 보니 작은방 안에서 두 스님이 담소 중이다.
일지암의 마루에 배낭을 내려놓고 가만히 앉았다. 어디서 오셨느냐고 묻는다. 그런데 한 스님이 어디서 많이 본 스님이다. 어떤 스님일까?
그러나 생각이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그런데 누군가 “신정일 선생님” 하고 내 이름을 부르자, 앞에 앉아 계시던 스님이 “신정일 선생님이라고요?” 하시더니 몸을 내미시며 “저 선생님 실상사에서 몇 년 전에 만났지 않습니까?”라고 반가워한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실상사와 함께 만났던 순간이 홀연히 떠올랐다.
실상사에 계시다가 서울로 가셨고, 지금은 잠시 일지암에 계신다는 법인 스님이었다. 아하! 그렇구나. 세월은 만남과 함께 망각들을 예비해두고 있다가 어느 사이 그 뒤편으로 물러나고 말아, 몇 달, 혹은 몇 년을 지나지 않아 얼굴도 이름도 잊어버리게 만드는구나.
잊음이란 무엇일까?
옛사람은 “잊어버릴 줄 모르는 이 마음이 슬픔이오”라고 말했고, 니체는 “망각하는 법을 배우라”라고 우리에게 충고하고 있다.
사람의 인연이란 것이 참으로 신기한 것이라서 만나서 사는 동안은 그렇게 절실하다가도 잠시만 못 만나면 서서히 잊혀져서 기억의 잔해만 남아 마음속을 떠돌다가 흩어져 버리기도 하고 또 어느 날 문득, 다시 만나기도 한다는 것을 새해 첫날 대흥사의 일지암을 오르고 내리며 깨달았다.
“나는 고독하게 수 천리 흰 구름의 길을 가노라”라고 말하며 먼 길을 떠났던 붓다의 말과 함께 부휴자浮休子 성현成俔의 말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산다는 것은 떠돈다는 것이고, 쉰다는 것은 죽는다는 것이다.
-머리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