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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지리학/지정학 > 지리학
· ISBN : 9791188339921
· 쪽수 : 188쪽
· 출판일 : 2023-06-02
책 소개
목차
제1장 누가 제주 사람인가?
제2장 처처석전(處處石田), 처처부녀(處處婦女)
제3장 도무(盜無)·걸무(乞無)의 섬
제4장 영등 할망이 낳은 대문무(大門無) 문화
제5장 지역 정신의 시의성(時宜性)
제6장 지역의 세계화와 해민정신
저자소개
책속에서
물로 막힌 섬, 척박한 땅에서 살아남으려면 끝없이 그 방법들을 찾아내야 했다.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립적으로 살 수밖에 없었다. 근검절약은 필수였다. 일엽편주의 배 위에서 살아남아 목적지까지 항해하려면 입체적인 지혜와 기술, 적극적인 도전이 필요했다. 해상생활은 자연만이 아니라 해적과도 싸우는 전사가 되어야 했다. 전체를 살피면서 영특하고 단호하게 행동해야 했다.
‘따또 가족’이란 ‘따로’라는 의식을 가지면서 ‘또한 함께’ 가족이라는 뜻으로 절충형 부계 협동 가족인 부부 중심 가족을 뜻한다. 이 ‘따또 가족’은 제주의 부부관계를 설명하는 데 적합하다. 제주도의 부부관계 역시 ‘따또 부부’라 할 만하다. 부부는 따로(개체적으로) 그리고 공통의 목적을 향해 협조하면서 또한 함께(공동체적으로) 살아간다. 따로 사니 고부간의 갈등도 적은 편이다. “불턱이 지만씩이메 살아졈쭈”라는 속담이 있다. 부엌을 각각 따로 만들어 사니, 고부간에 갈등이 덜해 그나마 살고 있다는 말이다. 함께 사니, 아들 세대는 연로하신 부모를 가까이서 돌볼 수 있었다. 아이들을 키우는 과정에서도 많은 도움을 얻었다.
석다는 풍다와 함께 제주도가 척박한 땅이라는 것을 상징한다. 제주 사람들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돌에서 왔다가 돌로 돌아가는 사람들이다.’라 비유할 수 있을 정도다. 돌 구들(돌로 만든 방)에서 태어나 작지왓(자갈밭)에 묻힌다. 무덤을 둘러싸고 있는 것도 돌이다. 거주하는 집의 벽체가 돌이며, 울타리와 올레 그리고 수시로 밟고 다니는 잇돌(디딤돌)도 돌이다. 신앙의 대상인 산과 바닷가의 신체 자체가 돌이요 그 당을 둘러싸는 담도 돌이다. 밭이 돌밭(자갈밭)이요 그것을 둘러싸는 울타리 역시 돌이다. 바다 밭에도 갯벌은 볼 수 없고 온통 돌뿐이며 오가는 길 역시 검은 현무암 돌길이다. 애월읍 구엄리 소금 생산도 갯벌이 아닌 돌바닥 위에서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