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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호러.공포소설 > 외국 호러.공포소설
· ISBN : 9791188575053
· 쪽수 : 280쪽
책 소개
목차
아울크리크 다리에서 생긴 일
개기름
막힌 창
핼핀 프레이저의 죽음
막슨의 걸작
시체를 지키는 사람
인간과 뱀
표범의 눈
카르코사의 주민
매커저 협곡의 비밀
덩굴
요물
이방인
내가 좋아하는 살인
오른발 가운뎃발가락
심리적인 난파
말 탄 자, 허공에 있었다
책속에서
……일어서서 떨어뜨린 총을 잡으려는데 모건의 처절한 비명이 들려왔다. 그런데 그의 비명과 함께 투견의 으르렁거림처럼 거칠고 난폭한 소리가 섞여 있었다. 겁에 질린 나는 일어서려고 버둥거리며 모건이 도망친 쪽을 바라보았다. 그런 광경을 보고도 내가 살아남았다니 신의 축복이다! 삼십 미터 남짓한 거리에서 내 친구 모건이 한쪽 무릎을 꿇고 섬뜩할 정도로 고개를 뒤로 젖히고 있었다. 모자가 벗겨지고 긴 머리칼은 산발이 된 상태에서 그는 전후좌우로 미친 듯이 몸부림치고 있었다. 치켜 올린 오른팔에는 손이 없었다. 적어도 내게는 그의 오른손이 보이지 않았다. 다른 팔은 아예 보이지 않았다. 그 기괴한 장면을 기록하는 지금처럼 당시에도 나는 간간이 그의 몸 일부만을 볼 수 있었다. 그의 몸 일부가 지워진 느낌이라고 할까. 아무튼 그렇게 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는데, 그의 움직임에 따라서 지워졌던 몸이 다시 나타났다.
-「요물」 중에서
……그때 불어닥친 돌풍이 묘비의 가장 윗부분에 있던 낙엽과 잔가지를 휩쓸고 갔다. 나는 돋을새김된 글자 하나를 발견하고 상체를 구부려 그것을 읽었다. 이럴 수가! 내 이름이 거기 있었다. 내 출생일과 사망일이 거기 있었다!
내가 겁에 질려 벌떡 일어서는 순간, 햇살이 나무 한쪽을 환히 비추었다. 태양이 장밋빛 동쪽에서 떠오르고 있었다. 나는 나무와 붉은 태양 사이에 서 있었다. 나무줄기에 던져진 내 그림자가 없었다!
-「카르코사의 주민」 중에서
……일 미터 오십 센티미터 높이에 근사한 선물처럼 매달려 있는 자루(숙부가 들어 있는)를 보더니, 숫양은 절정의 기분을 만끽하는 것처럼 잠시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고는 멈추어 서 있는 자세 그대로 앞쪽으로 돌진하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저를 뛰어넘어 대포알처럼 가여운 숙부의 머리를 들이받았습니다. 숙부의 목이 부러졌을 뿐 아니라, 동아줄도 끊어졌습니다. 자루에서 튀어나온 시체가 숫양 앞에 떨어졌습니다. 당시의 충돌이 어느 정도였는가 하면, 론 핸드 마을과 더치 댄 마을 사이에 있는 시계들이 전부 멈추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근처에 있던 지진의 권위자, 데이비슨 교수는 그때의 진동이 북쪽에서 남서쪽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살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