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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8969371
· 쪽수 : 106쪽
· 출판일 : 2021-09-1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틴더를 시작했다
틴더 사용법
남자 A: 나의 첫 틴더남
그 이후
남자 B: 연애, 할까 말까?
두 번째
그 이후
남자 C: 새삼스러운 연애
그 이후
남자 D: 친구를 만났다
두 번째
그 이후
남자 E: 결혼이요? 여기서요?
두 번째
그 이후
남자 F에서 Y까지
남자 Z
Z와 나
그 여행에 두고 온 것
얕고 넓은 바다를 즐기는 법
내 친구들의 틴더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는 5년간의 연애를 끝내는 바람에 순식간에 망망대해로 떨어졌다. 감정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언제든 의지하던 존재, 다사다난했던 내 20대의 대부분을 함께한 존재인 Z를 내 손으로 보내는 건 생각보다 좀 더 섬이 되어 버리는 일이었다. 나는 아주 너른 바다에 피어나 버린 섬이 된 기분과 동시에 아주 두껍고 좁은 네 귀퉁이가 있는 벽 속에 갇힌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첫 번째 연애였기 때문에 Z와의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그를 5년간 만나다 보니 어쩌면 평생 단 한 명하고만 섹스를 하다가 생을 마감할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Z와 헤어졌고 훨씬 더 열린 세계를 마주할 수 있었다. 그와 헤어진 후 다른 남자와의 섹스가 어떨지 궁금해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그 호기심으로 틴더를 시작했다고 해도 사실 과언은 아닐 것이다.
두 번째 만남에서 고깃집을 갔을 때도 그는 내가 젓가락을 들 필요도 없이(정말로 그랬다) 숟가락에 고기와 반찬을 끊임없이 얹어 주었고 나는 아기 새처럼 그것을 받아먹었다. 한입에 하나씩, 무언가 부족했던 게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내가 무언가에 허기를 느끼고 있음은 분명했지만, 고작 이런 것, 이런 사소한 친절이라니. 이렇게 의지하는 방식이라니. B가 나를 섬세하게 챙겨 주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내 허전했던 구멍을 스스로 들여다보는 기분이 들어 견디기가 힘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