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8969401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21-10-27
책 소개
목차
‘읽거나’ 믿거나
첫 번째 채식
가. 21일간 부분 채식
나. 21일간의 기록
다. 과학에서 발견한 - 전복, 문어
라. 읽거나 말거나 - 나는 이렇게 살았다
두 번째 채식
가. 21일간 완전 채식
나. 21일간의 기록
다. 문학에서 발견한 - 수박, 자두
라. 읽거나 말거나 - 이런 후무스, 자매는 자매다.
세 번째 채식
가. 40일간 완전 채식
나. 40일간의 기록
다. 외국에서 발견한 - 망고스틴, 두리안
라. 읽거나 말거나 - 채식하는 반려견, 채식이 필요한 반려견
네 번째 채식
가. 74일간 완전 채식
나. 74일간의 기록
다. 텃밭에서 발견한 - 감자, 호박
라. 읽거나 말거나 – 가족오락관
읽거나 ‘믿거나’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재민겨
리뷰
책속에서
면목이 없다. 채식감상문이라니. 부끄럽다. 민망하다. 그리고 미안하다. 먼저는 『식후감상문』으로 나와 인연이 되어 준 독자들에게 미안하고 다음으로는 책을 완성해 준 50가지 음식들에게 미안하다. 주말마다 나를 설레게 한 통닭에게 미안하고 10대 시절 은밀한 추억이 되어준 탕수육에게 미안하며 내 첫사랑이자 끝사랑이었던 고등어에게 미안하다.
연어를 먹으며 족발을 불렀다. 연어를 씹으면서 족발을 음미했다. ‘속살은 야들야들 껍질은 쫄깃쫄깃 뼈에 붙은 살은 꼬들꼬들. 아, 맛있다. 정말 맛있다.’ 바쁘게 손을 움직이는 식구들 보며 입맛을 다셨다. ‘그렇지! 상추 두 장 겹치고 고기 위에 고기 얹고 비빔 채소 올려서 한 입.’ ‘아니지! 아휴 답답해. 막국수랑 고기는 한입에 넣어야지!’ ‘어어~! 고기 떨어질라. 깻잎을 뒤집어서 고기를 얹으라고!’ 혼자 쇼를 했다. 아는 맛이 무섭다더니 진짜 무서웠다. 차라리 모르고 싶었다.
정녕 이렇게 먹어야 하는가. 음식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은가. 후무스를 부활시킬 방법이 없는가. 글 쓰다 말고 블로그를 다시 찾아봤다. 아뿔싸. 물을 안 넣었다. 어쩐지. 작업을 중단하고 부엌으로 가 후무스를 손 봤다. 후무스를 믹서에 다시 넣었다. 물을 더 넣고 참깨도 더 넣고 올리브유도 더 넣었다. 제발! 기도하면서 버튼을 눌렀다. 갈렸다. 잘 갈렸다. 곱게 갈렸다. 할렐루야!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양이 더 많아졌다. 열흘은 먹어야 된다. 끼니마다 먹고 있다. 아직 안 고소하다. 안 담백하다. 마늘 냄새만 난다. 엄마가 “다진마늘이 왜 이렇게 많으냐”고 물었다. 대충 보면 냄새도 색깔도 다진 마늘이다. 대충 만든 탓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