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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 사회학 일반
· ISBN : 9791189099046
· 쪽수 : 376쪽
· 출판일 : 2018-07-13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Ⅰ정치· 사회
1장 21세기 초반의 시대정신 : 좀비 포맷이란 무엇인가?
2장 리퀴드 모더니티 시대의 공포 : 유체로서 좀비란 무엇인가?
3장 좀비 공존 이야기 : 좀비 포맷에 대한 저항
Ⅱ 과학· 기술
4장 미디어 테크놀로지와 좀비
5장 뇌과학화한 생명 권력 : 의사 없이 관리되는 존재로서
6장 계산기와 좀비 : 흔들리는 ‘인간’ 개념
Ⅲ 신체· 생사
7장 포스트 정보화 시대의 신체란?
8장 데포르메 좀비와 아이덴티티
9장 미소녀 좀비, 그 가능성의 중심
저자 후기
옮긴이 후기
옮긴이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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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과거 호러의 한 장르일 뿐이었던 좀비물의 이 전형적인 스토리 패턴은 좀비가 등장하지 않는 작품에서도 수없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좀비를 다른 존재로 바꿔놓고 포맷만 따라 쓴 것이죠. 예를 들어 만화 『진격의 거인』에 등장하는 것은 좀비가 아니라 거인입니다. 하지만 거대한 벽을 만들어 적의 습격에 대비하고, 부족한 자원 속에서 서바이벌을 해야 하며, 내부에서도 적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좀비 작품과 동일한 스토리 구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저는 아직 성급하긴 하지만 다음과 같은 가설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좀비란, 근대가 ‘리퀴드 모더니티’ 시대로 접어들어서 생겨난 사람들의 불안에서 온 것이 아닌지 말입니다. ‘리퀴드 모더니티’ 시대에 오면 ‘모던’한 것들은 차례차례 액체화되고 무너져갑니다. 노동 환경만이 아니라 커뮤니티나 인간관, 가치관에도 마찬가지 현상이 일어나게 되죠. 과거에 존재했던 ‘확고한 것’을 빼앗기게 된다는 공포감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좀비나 우주인 등 가공의 캐릭터 역시 우리가 현실 사회에서 품는 분노나 악의, 증오의 대상이 됩니다. 그러한 감정과 충동은 현실 사회에서 타인에게 향하면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이지만, 억지로 억누르려 해도 반드시 성공하지는 못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실제로 죽지 않는 허구의 캐릭터를 이용해 유사 폭력이나 유사 죽음을 행하면서 우리 자신의 충동이 대체 만족하고 사회가 안정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