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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9128937
· 쪽수 : 147쪽
· 출판일 : 2020-03-26
책 소개
목차
1부 여자 혹은 자궁이 꾸는 꿈의 기록
언젠가, 어디선가, 누군가
시계의 집
물의 공방
스미듯 번지듯
서정적 심장
유리의 집
천국이라는 이정표
남이
비1
비2
언제든, 무덤
봄
휴식시간
사월
사천
눈
2부 연금술 혹은 사랑이라는 악마의 해부도
피아노
포옹
맨발 당신이라는 의외
달콤쌉싸름한 심장
연리지
당신, 이라는 말
자운영
노래의 뼈
등의 감정
3부 기억 그리고 나비의 푸른 혈관
척후
봄
친근한 사물들
고유명사
해파리
령
작약
오수
당신을 위한 기도
발가락의 여행
구름수집가
한없이 투명한
4부 창 아래 별이 지나가는 새벽
소년, 소녀
십이월의 눈 무의미의 창
여름
산책
유월
그대여 고독한 골목에
그대는 모르죠
적란운
안녕, 부다페스트
안구건조증
아름다움은 조용히
칠링
풍경수집가
우리는
다시,
해설
푸른 피를 알았다/앓았다 ?정재훈(문학평론가)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자다 깨니 심장이 간지러워서
뒤적여보니 다족류 벌레가 있더라
(…)
차마 죽일 수가 없어 유리그릇에 넣고
매일 피 한 방울을 먹이며 키웠다
피가 진득한 밤이면
유난히 입맛을 다시는 벌레가 귀여워서
한두 방울 더 주기도 했다
벌레는 자라고 나는 마르는
어느 부모 자식 같은 신파가 한 계절,
자다 깨니 심장이 간지러워서
뒤적여보니 삭은 피가 우수수 쏟아지더라
(…)
벌레는 자라고
스멀거리는 감각만 오래 남아
기면증을 앓았다
자다 깨니 심장이 간지러워서
-「당신이라는 의외」부분
사람들은 알까 몰라 살면서도 몇 번씩
죽음을 건너는 걸
경계 없이 몸을 잃는 자발성
사람들은 알까 몰라 이토록 본격적인
자살을
무관의 임사 체험을
잠시 죽으러 갑니다 인사도 없이 깜빡,
어머 나 잠시 졸았나 봐 잠시 죽었나 봐 잠시
다른 생을 기웃거리고 왔나 봐
-「오수」부분
빛나는 것들은
모두 땅속에 있지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애인은
죽은 애인이라고
춤추는 일들은
모두 지문이 없지
속이 빈 새들이 날아가는
창문은 소경과 귀머거리의 시간
순결한 걸음으로
가요 정오는
살인의 시간
자정은 사랑의 시간
독이 든 우유를 들고
계단을 올라요
(…)
정오는 은닉의 시간
자정은 발각의 시간
장갑을 끼고
총알을 닦고
찬장을 열고
독약을 타고
산책은 언제나
우발적 엇갈림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걸음으로
가요
당신을 만나요
-「맨발」부분